0.1초 속도에 미친다

2006.12.06 00:00:00

[Job & Life] 연예인 레이싱팀 오일기 코치

 

18세때 드라이버 꿈…숱한 팀 드나들며 해체 아픔
1998년 용인서킷 입성 올 3월 이세창 감독과 인연
코치 첫발 류시원·안재모선수 KGTC 우승컵 축하

 

바람을 가르는 사나이. 그는 빛의 속도에 도전한다. 0.1초는 그래서 언제나 사선을 넘나드는 것과 같고 레이싱카를 이용해 빠른 스피드와 드라이브 테크닉을 선보이며 100만분의 1초라도 앞당기기 위해 절치부심한다. 굉음을 내며 바람을 가르는 그들의 경기를 보기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팬들은 한순간 한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들을 향해 열광한다. 모터스포츠의 꽃 카레이싱 드라이버 오일기(31)씨를 6일 용인의 에버랜드 부근 사무실에서 만났다.

 

 

“올해는 저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준 한 해입니다. 레이싱카 드라이버이자 선수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코치 생활의 첫발을 내딛게 해준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선수들의 성적도 좋아 코치로서 뿌듯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연애인 레이싱팀 ‘하이헤리엇 알스타즈’(R-STARS)의 수석코치로 첫발을 내딛었던 올 해를 오일기 코치는 이렇게 회상하고 있다.
카 레이싱은 승부욕이 있는 사람들을 미치도록 빠져들게 만드는 스포츠라 말하는 오 코치. 드라이버에서 코치가 되기까지의 인생은 모터스포츠를 할 때처럼 긴장의 연속이었다.
젊은 혈기로 충만했던 18세 대구 청년 오일기의 꿈은 오로지 도전과 모험 그리고 차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밖으로 표출하고픈 욕망뿐이었다.
청소년시절부터 오토바이를 구입해 스피드를 즐겼지만 젊은 시절의 ‘객기’라기 보다는 삶을 향한 ‘도전’이었다고 자평한다.
면허 취득을 하자마자 차를 구입한 후 그가 찾은 곳은 아마츄어 레이싱팀이었던 ‘파라’.
젊은 청년의 열정을 보고 바로 팀원이 됐고 ‘짐카나’ 대회에 참가한 후 오프로드(비포장도로)를 준비하던 중 국가의 부름을 받았다.

 

 

그리고 군복무를 무사히 마친 그는 전문적인 드라이버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한 발짝 다가갔다.
미치도록 좋아하는 차를 뜯고 조립하면서 또 하나의 자신을 만들어 갔지만 좋아하는 일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웠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레이싱 팀도 여러 번 옮겨야 했고, 마음에 맞는 사람들을 만나도 후원이 전무하면 해체되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절망할 그가 아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본격적인 드라이버로 활동한 지 3년만에 1998년 용인서킷으로 입성했다.
힘든 생활이었지만 드라이버로서 최선을 다해온 그에게 날아든 반가운 소식.

 

 

지난 3월 탤런트이자 알스타즈의 이세창 감독이 코치제안을 해온 것이다.
생활고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던 그에게 가르침의 길은 다소 생소했지만 누군가가 자신을 알아주고 있다는 자신감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결과는 좋았다.
연애인팀 소속의 류시원, 안재모, 감독인 이세창씨 등 알스타즈 선수들이 2006 KGTC(코리아그랜드투어링카챔피언십시리즈)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우승의 영예를 차례로 그에게 안겨줬다.
개막전에서 투어링A 종목에 이세창, 안재모 선수가 환상적인 플레이로 개막전 우승을 거뒀고, 류시원도 4, 5, 6전 연속 1위를 차지해 시즌 최종 챔피언 자리의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오 코치는 개인적으로 누적점수 105점으로  최종 챔피언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태다.
뛰어난 드라이버로서의 자리매김뿐만 아니라 코치로서도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오 코치.
그의 욕심은 여기에 멈추지 않는다. 기량이 뛰어난 드라이버들을 발굴하기 위해 체계적인 ‘드라이버 스쿨’에서 양질의 후배들을 양성하는 것이 새롭게 꿈꾸어가는 희망이다.
현재 스피드 페스티발에서 1년에 4~5회 무료로 드라이빙 스쿨을 개최해 일반인과 카레이싱을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다.
오 코치는 “강의를 하면 일반인들에게 더 호응이 좋습니다. 스피드를 가르치는 것보다 운전하는 도중 위급한 상황에서의 대처법이라든가 일상에서 도움이 되는 운전법, 잘못된 운전습관 등에 관해 강의하다보니 한번 강의를 들었던 분들이 다시 찾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드라이빙 스쿨을 통해 일반인들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은 게 그의 또하나의 목표가 되고 있다.
카 레이서 활동을 하고 있는 그가 일반인들이 잘못알고 있는 오해에 대해 이야기를 덧붙였다.
“카 레이서라고 하면 무턱대고 스피드를 즐기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스킷안에서 일정한 룰에 의해 스피드를 조절하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 도로보다 안전하고 질서정연하고 안전한 편입니다”
대구에서 살고 있는 오 코치의 부모님도 처음엔 걱정이 이만저만한게 아니었지만 큰 사고없이 자신의 꿈을 일궈온 오 코치를 이제는 두분 모두 자랑스러워 하신다고.
오 코치는 “젊은 이들이중 보여지는 것만 받아들여 무턱대고 드라이버가 되겠다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1년도 채 버티지 못하고 사정되고 맙니다. 드라이버들은 자신의 일에 미치고 사랑해야 하며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겉모습만 보지 말고 진정으로 이 분야를 사랑하는지 관심과 체계적인 이론을 습득한 후에 도전해 후회없는 젊은 시절을 보내길 바랍니다”라며 충고를 잊지 않았다.
35바퀴를 100만분의 1초를 앞당기기 위해 연습을 거듭하고 경주를 시작하는 순간 자신의 두려움과 외로움도전하는 드라이버 오일기.
그는 류시원 선수와 한조가 돼 오는 17일 ‘CJ 코리아 GT 챔피언십’ 대회 마지막 경주(7전), ‘투어링 A’ 종목에서 시리즈 챔피언 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대구소년 오일기 청년의 꿈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모터스포츠란? 모터스포츠(motor sports)는 크게 스포츠카 레이스 ·오토바이 레이스 ·모터보트 레이스 ·비행기 레이스 등을 일컫고 있다. 주류는 스포츠카 레이스로 서킷 레이스 ·트랙 레이스 ·짐카나 ·타임트라이얼 등 스피드를 겨루는 것과 랠리 ·힐클라임 ·다운힐 등의 시간을 겨루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다만 이들 모두에게 요구되는 것은 메커니즘 최대한의 성능과 드라이브 테크닉이다.

 

강석인 기자 webmaster@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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