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 뻥튀기 인상 극심

2008.01.20 23:10:34

교직원 명절선물·다과 구입비 등 부당명목 포함
K대 총학생회 “지원금 50억 책정 30억만 지급”

매년 등록금인상 문제로 대학가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본보 1월18일 7면> 대학들이 ‘교직원 명절선물구입비’ 등 부당명목까지 포함시켜 예산을 편성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이 편성하는 한해 예산은 등록금 협상 시 “쓸 돈이 많이 필요하니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로 이어지기 때문에 등록금 인상 요인이 된다.

이 때문에 사실상 교직원 명절선물구입비, 교수휴게실 다과 비용 등 대학이 부당하게 책정한 명목까지 고스란히 학생들이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도내 A대학교는 2007년도 교직원 수당예산 세부항목에 교직원 명절선물구입비로 7천만원, 직원활성화지원비(회식 등)로 2천만원을 예산에 편성, 이러한 내역들을 포함해 대학의 재정확보 명분으로 지난 해 6.8% 등록금을 인상했다.

A대학의 경우 결국 학생들의 등록금에서 지난해 추석 때 3천102만4천원을 교직원들 명절선물구입비로 썼고, 직원활성화지원비는 아직 집행하지 않았다.

회계년도가 2월인 점을 감안하면 나머지 선물구입비는 오는 설날에 사용할 수 있다. 또 직원활성화지원비 등 100% 집행을 하지 않는다 해도 결국 재단 기금으로 이월, 축적된다.

국립대인 K대학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K대학은 2008학년도 기본사업 항목에 일반수용비로 ‘교수휴게실 다과구입비’ 항목 등이 포함돼 있다.

“2006년과 2007년도 가예산에는 정문 개·보수 비용이라는 명목으로 각각 4억원과 2억원이 배치돼 있으나, 지난 3년간 K대학에 정문 개·보수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것이 K대학 총학생회측의 설명이다.

K대학은 기성회계는 일반회계의 보조적 성격으로 운영돼야 하지만 재정확대의 명분으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 이 대학은 ‘교직원 교직원 보수 및 연구보조비’ 등 인건비가 국고로 지원되고 있음에도, 기성회계 예산에 이를 중복 편성해 학생들이 학교에 내야 하는 돈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들이 실제 지출부문에서 쓰일 비용보다 예산을 과다 편성하는 소위 ‘뻥튀기 예산’도 등록금 인상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다른 K대학교의 경우 2007년도 교원 보수로 408억원, 직원보수로 150억원, 장학금 40억원, 실험실습비 25억원, 학생지원 경비 50억원 등을 책정, 등록금을 7% 인상했지만 실제 쓰인 비용은 교원보수 300억원, 직원보수 100억원, 장학금 27억원, 실습비 15억원, 학생지원 30억원 등이다.

K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2007년도 예산 중 전입금 및 기금은 사용 계획만큼 사용 안하니 등록금 의존율이 높아질 수 밖에 없고, 학생지원 경비는 50억 책정하고 30억 지원됐다”며 “학교측의 실제 집행률을 분석해 보면 불필요한 뻥튀기 예산만 없어도 결국 3년 동안 등록금을 동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인지역 학생대표들로 구성된 경인교육대책위원회는 “새정부의 ‘대학 자율화’ 정책이 등록금 인상에 날개를 달아 주는 것”이라며 이를 바로 잡기 위해 대규모 집회 등을 계획 중이다.
최지현 기자 cj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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