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 하남시 떨떠름한 동거

2008.04.29 22:39:55 1면

金지사 부담 덜고, 김 시장 명분 회복 불구 갈등 재연 조짐

하남 광역화장장 유치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던 경기도와 하남시가 극적인 합의점을 찾음으로써 논란이 일단락된 것과 관련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정치적 부담을 덜고, 김황식 시장은 명분을 찾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표면상으로는 서로 합의를 이뤄 하남시가 실리를 얻은 것처럼 보이지만 합의 내용에 대한 도의 구체적인 지원규모 등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실리를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김황식 시장은 지역 발전을 위해 도의 지원을 이끌어 내면서 첨예한 지역갈등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명분을 얻었다는데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반면 김 지사는 시종일관 광역화장장 지원을 확약한 적이 없다며 하남시의 주장을 일축했지만 자칫 발목을 잡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정치적 부담과 두 단체장 간의 신경전으로 비화되는 답답한 상황은 물론 지역주민들의 원성을 해소하는 정치적 선택을 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이다. 두고두고 갈등의 핵이될 광역화장장 유치 철회를 이끌어 냄으로써 화근의 싹을 잘라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모든게 일단락 된 상황은 아니다.

중앙대 유치를 위한 기본조성에 도비 지원 등을 포함한 5가지 합의 사항은 사실상 사업을 진행하는 타 시·군의 입장에서는 하남시에 우선권을 주는 것이어서 이에 따른 후속 반발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도비의 지자체 지원과정에서 김 지사가 약속한 대로 도의회 예산심사에서 의회가 도가 제출한 원안대로 예산을 심사해 줄지 여부도 아직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관련 사업에 대한 규모 등도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합의문을 둘러싼 또다른 갈등이 재연될 여지도 남겨두게 됐다.

대규모 물류기반 시설 유치 및 투자지원 항목도 그 실체가 없다는 점에서 합의문 이행을 두고 논란이 재점화될 공산도 크다.

이를 지켜본 관계자들은 “도 지사는 ‘아버지(도지사?)와 아들(시장?)’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집안 싸움이 극한 대립양상으로 치닫는 쪽에 대한 부담 등, 여론 악화를 느꼈을 것이고 김 시장은 민선 시장으로서 도지사에게 일정부문 지원 약속을 받음으로써 주민들에게 자신의 위상을 지킬 수 있는 명분은 찾았기 때문에 더이상 싸움을 지속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때문에 김 지사와 김 시장의 이번 합의점 도출은 겉으로는 시의 승리로 비춰지지만 오히려 서로 한 발짝씩 양보한 것이라는 것이 관가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최지현 기자 cj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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