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배달… 삯보다 삶을 벌었죠 경력 18년의 야쿠르트아주머니 윤옥란씨 색안경 낀 사회서도 당당한 자신이 대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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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력 18년의 야쿠르트아주머니 윤옥란씨 |
‘시민들의 건강을 배달하는’ 야쿠르트 아줌마 윤옥란씨(53) 처음엔 가난이 죄였다. 지난 91년 남편이 간경화로 투병생활을 시작했고 그때부터 야쿠르트 배달일 시작했다. 98년 남편을 떠나보냈고 생활비와 두자녀의 학비를 위해 일을 시작했다. 주부취업이 지금보다 훨씬 어렵던 시절, 상당한 경쟁을 뚫고 꿰찬 자리였다. 누가 뭐래도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세상은 삐딱했다. 일을 시작하며 주위에서 자존심 상하는 짓궂고 무례한 비아냥거림에 늘 눈물이 쏟아졌고,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눈시울이 뜨겁다. 초창기엔 숫기가 없어 수금도, 새 고객확보도 어려웠던 터라 몸이라도 아프면 관두고 싶은 마음이 울컥 들었다. 당시엔 돈이 유일한 버팀목이었다. “저축하는 기분, 그 보람으로 일했죠” ‘움직이는 판매점’ 으로 불리는 야쿠르트 아줌마는 평균 마진이 25%정도. 야쿠르트 1병(150원)을 팔면 36원(24%)이 남는다. 현재 윤옥란씨의 월 평균수입은 150여만원, 야쿠르트를 하루 평균 700~800여만원 상당 판다는 얘기다. 물론 단순계산은 무리가 있다. 야쿠르트뿐 아니라 12종류를 취급하고, 최근 주력은 단가가 비싼 제품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윤옥란씨 “몇 개 파는지 계산하려고 들면 조급증에 걸려 일을 못한다”고 했다. “하루에 1000여개를 팔고도 모자라 손님을 피해 도망 다닌 적”도 있지만 “애써 노력한들 팔기도 전에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하니까. 그렇게 벌어서 내 남들에게 손 안벌리고 아이들의 학비도 마련하고 번듯이 키웠노라고 했다. 길이 7.4㎝, 용량 65㎖밖에 안 되는 녀석들을 팔고 팔아 태산을 이룬 셈. 아직은 차별이 존재하는 이땅의 여성인력으로 당당하게 살았다고 자부해도 한 점 부끄럼이 없겠다. 돈은 수단일 뿐 정말 값진 건 ‘삶’이라는 것. “장사가 아니라 꿈과 희망, 긍정적인 마인드, 친절·미소로 세상을 보는 넓은 시야를 덤으로 벌었고 각계각층의 살아가는 얘기와 지혜, 유용한 각종 정보를 얻는다”고 했다. 세상 인심도 달라졌다. “열심히 사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격려하는 사람, 손수레를 끌어주는아이들, 수년간 단골로 지낸 덕에 속 앓이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경기도교육청공무원들, 음주 다음날 뭘 마셔야 하는지 묻는 직장인들이 그의 재산”이라고 말한다. 성실과 신뢰, 무엇보다 환환 미소를 놓지 않은 덕이다.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모든 일에 감사할 줄 알면 그 고통이 힘겹지 않고 고통이라는 짐도 가볍게 느껴진다고 말하는 윤옥란씨는 앞으로 고아원 원장이 되는게 꿈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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