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월드컵’이 중반으로 접어든 가운데 갈수록 응원열기와 관심이 뜨거워 지면서 연일 이어지는 월드컵 경기를 시청 한뒤 ‘월드컵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한국과 남아공과의 시차(7시간) 때문에 주로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대에 열리는 경기를 보려면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치열한 예선을 거쳐 4년 만에 열린 월드컵에 진출한 각 대륙의 축구 경기를 하나라도 놓치기 싫은 탓에 수면 시간을 줄이면서 까지 TV를 시청하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직장인 윤정식(39·부천)씨는“17일 한국과 아르헨티나전을 비롯, 북한 대 브라질 등 월드컵 빅매치를 보려고 매일 낮과 밤이 뒤 바킨 생활을 하고 있다”며 “그래서 요즘 매일 쏟아지는 졸음과 전쟁 중”이라고 말했다.
제약영업을 하는 도익원(32·평촌)씨 역시“업무상 차를 몰고 매일 담당지역 30여군데 병·의원을 돌아 다녀야 하는데 쏟아지는 잠 때문에 여러번 큰일 날 뻔 했다”고 말했다.
국가고시와 기말고사와 앞두고 있는 수험생과 대학생들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실제로 월드컵 기간에는 사법고시 2차(23일~26일), 공인회계사 2차(26일~27일) 등 각종 국가고시가 예정돼 있으며, 한신대, 아주대 등 도내 대학들 역시 대부분 기말고사 시험기간이 6월 3째주(14일~18일)에 집중되어 있다.
회계사 시험 준비생 양강렬(남·31)씨는 “일주일 밖에 남지않은 시험을 앞두고 있는데 차질이 생길까 봐, 맘 놓고 응원을 못 하겠다”라며 “오랜 기간 준비해 온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승모(25·한신대)씨도 “기말고사를 앞두고 한국전를 보러 거리 응원을 나갔었는데 한국팀이 패해, 분한 마음에 새벽까지 술자리가 이어지는 바람에 다음날 있는 전공과목 시험을 보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월드컵 관람 시 흥분을 자제하고 수면시간 보충, 대중교통 이용 등을 당부하고 있다.
수원 연세가정의학과 김철민 박사는 “월드컵 관전시 과도한 흥분과 음주, 흡연을 삼가하고, 새벽응원 시 다음날 수면이 불충분해져 생활리듬과 집중력이 저하될 수 있으니, 경기 시작 전·후 잠을 보충하고 졸음 운전을 삼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