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구멍이 뚫렸는지 양동이로 물을 쏟아 붓는 것 같았어요.”
지난달 28일과 29일 주말 이틀간의 집중폭우로 집이 쑥대밭이 된 수원 장안구 영화동에 사는 김모(54)씨는 또 1일다시 제7호 태풍 곤파스로 인해 비 100㎜가 내릴 것이라는 기상대 발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모르겠다고 하소연이다.
김씨는 “지난 주말 무섭게 무릎까지 빗물이 차오르는데 손쓸 겨를도 없었다”며 “TV, 전화기, 이불, 옷가지 등 가재도구 모두 흙탕물에 뒤벅범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처럼 수원지역에는 지난 주말동안 무려 99mm의 비가 내려 물이 불어나면서 저지대층 주택과 반지하층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침수 피해가 많았다.
1일 오전 하늘에서는 뙤약볕이 내려 쪼였지만 영화동 침수가구 주민들은 물에 젖은 가재도구를 밖으로 꺼내 깨끗한 물로 씻으면서 아무리 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 일거리를 보며 한숨을 연거푸 내쉬는 상황이었다.
또 작년 여름 집중폭우로 인해 30여가구가 큰 침수피해를 당한 수원시 권선구 평동 일대 주민들 역시 걱정은 마찬가지.
이날 오후 1시쯤 평동 저지대 주택가에서 만난 이을수(68)씨에게 ‘폭우피해를 묻자’ 얼굴이 어두워 지며 안내한 인근 텃밭에는 이틀 전 집중호우 당시의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이씨는 “주말 사이에 내린 집중호우로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워 온 10평 남짓한 텃밭은 온통 물에 잠겼다”며 “이른 새벽부터 배수가 안돼는 빗물이 텃밭을 통째로 잡아 삼켜 버렸는데, 또 다시 큰 비가 온다고 하니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이틀 전 폭우로 가게가 침수되는 것을 마냥 지켜봐야 했던 수원 고색동에서 고철가게를 운영하는 이강균(49)씨도 폭우가 불안하긴 매 한가지.
“올해는 왜 안오나 했죠… 매년 침수 피해를 당하니까, 태풍이 온다고 해도 이제는 아무런 느낌도 없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