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는 소외된 이웃, 다른 종교와 어우러지는 축제로 치를 것입니다.”
불교계 최대 경축일인 부처님오신날(5월 10일)을 앞두고 불교계가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함께하는 나눔, 실천하는 수행’을 봉축 표어로 내건 올해 행사는 불교계뿐 아니라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는 국민적 나눔의 축제로 승화하기 위한 노력이 두드러진다.
부처님오신날을 한 달여 앞둔 최근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최대 종단 조계종의 총무원 총무부장 영담 스님<사진>을 만났다.
서울 종로구 소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집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한 영담 스님은 “이번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는 새롭게 계획하고 있다”면서 “봉축행사에 ‘자성과 쇄신 결사’의 내용을 담아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신뢰받는 불교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종은 ‘자성과 쇄신’을 올해 주요 화두로 내걸고 내부 자정 운동을 벌이는 중이다. 영담 스님은 “봉축행사를 순수한 종교 행사로 진행하되 소외된 계층, 이웃 종교와 함께 어우러지는 행사가 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저소득층에 대한 나눔에 중점을 뒀다. ‘함께하는 나눔, 실천하는 수행’을 봉축 표어로 내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영담 스님은 “나눔은 부처님의 가르침과도 일맥상통한다”면서 “실천과 수행은 불가분의 관계인데 모든 이웃과 함께하는 나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봉축행사 기간에 문화마당을 열고 나눔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봉축 행사의 최대 하이라이트인 연등 축제는 일요일 오후에서 토요일 저녁으로 요일과 시간대를 옮겨 젊고 활기찬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올해 봉축 법요식에는 국내 주요 종단 지도자는 물론 이슬람교 지도자도 처음으로 초청할 방침이다.
“종교화해는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이렇게 하면 화해가 됩니다. 서로 그대로 이해하면 됩니다. 색안경을 쓰고 이해하려니깐 자꾸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자기만이 최고라는 독선을 가진 것도 문제입니다. 독선을 버리는 것이 종교입니다.”
또 봉축행사 기간에 정치인이 일반 신도 자격으로 사찰에 오는 것을 허용한 것과 관련해 “정치인들이 봉축행사에 신도 자격으로 참여하는 것은 막지 않겠지만, 예년처럼 헌등, 헌화, 축사는 받지 않을 계획”이라면서 “절은 누구에게나 문은 열려 있는데 인위적으로 막는 것은 부처님 말씀에 어긋나며, (정치인의) 신행 활동을 막지 않는다는 것일 뿐이지 별다른 의미는 없다. 있는 현상 그대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