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19대 대선 과정에서 ‘정권 심판론’에 매몰되면서 정작 집권 이후의 비전제시를 하지 못한데다 반성의 부재, 전략적 실패, 후보 단일화 과정의 실패 등이 대선 패배의 요인으로 꼽혔다.
이는 민주당 홍종학 의원실과 진보성향 지식인모임인 좋은정책포럼(대표 김형기 경북대교수)이 7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공동주최한 ‘18대 대선 평가와 진보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윤태 고려대교수는 “‘프레임 전쟁’에서 중요한 요소는 자신의 지지자에게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잡으면 무엇을 할 것인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과거사 논쟁과 정권교체론에만 매달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새로운 정치개혁을 원하는 지지자들을 외면한 채 후보 단일화에 매달렸다”며 “기득권을 과감하게 버리고 국민의 호응을 받을 대안을 제시했다면 단일화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일 영남대교수는 “민주당의 집단적 기억력은 2주에 불과하다”며 “(선거에서) 큰 패배를 하면 정당 이성이 작동해 정당의 장래를 고민하지만, 2주가 지나면 다시 계파적 이해가 고개를 든다”며 진정한 성찰과 반성의 부재를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은 총선과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며 대선에서 참패했다”며 “문재인 후보가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후보 단일화 과정과 관련, “안철수 전 후보의 사퇴로 미완의 단일화가 됐다. 단일화 협상이 더 진전되지 못한 것은 정권교체보다는 민주당의 집권, 문 전 후보의 지위에 집착했던 때문”이라며 민주당에 ‘개방성’도 주문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민주당은 2002년 대선을 철저하게 답습해 ‘2030세대 중심 세대전략’과 ‘영남후보론’을 내세웠고 이 전략을 100% 달성했음에도 졌다”며 “민주당은 전략적 원칙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호기 연세대교수는 “‘보수적 경제민주화·복지’와 ‘진보적 경제민주화·복지’가 충돌한 선거 마지막 국면에서 새누리당이 내건 ‘중산층 재건’ 프로젝트가 중도층에게 적지 않은 호소력을 가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박기춘(남양주을) 원내대표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성역은 없다. 진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심정으로 뼛속까지 바꿔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에 더이상의 기회는 없다”며 당 쇄신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