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민주당 지도부가 지난해 12월28일 박기춘(남양주을) 원내대표를 선출한데, 이어 문 비대위원장의 ‘투톱 체제’인 경기도내 출신 의원으로 꾸려지면서 도내 의원들의 위상도 한층 높아지게 됐다.
민주당은 9일 오전 국회에서 국회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문 의원을 비대위원장에 만장일치로 합의 추대했다.
신임 문 비대위원장은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패배 원인분석 등 철저하고 냉정하게 대선을 평가하고 전대를 차질없이 준비해 새 지도부가 당의 혁신과 수권정당으로서 새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토대를 튼튼하게 닦아 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깊이 국민 속으로 들어가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면서 “오직 국민만 바라보면서 국민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임 문 비대위원장은 대선 패배 후유증을 조기에 수습하고 민주당의 쇄신과 변화를 이끌어 가야할 중책을 맡게 됐다.
또한 박 원내대표와 함께 박근혜 정부 출범에 앞서 진행될 총리·장관 인사청문회 대응전략도 진두지휘해야 한다. 이르면 오는 3월말쯤 새 대표 선출을 위해 치러질 전당대회를 엄정히 관리하는 것도 문 위원장의 역할로 손꼽힌다.
그러나 대선 패배 22일 만에 비대위원장을 선출할만큼 민주당이 지리멸렬한 상황이고 당무위-의원총회 연석회의 직전까지 혼전이 벌어지는 등 비대위원장직을 둘러싸고 극심한 계파 갈등을 겪어 ‘관리형 중진’의 문 위원장이 당 수습과 쇄신에 제역할을 해낼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그동안 원로 및 중진의원들, 선수별 의원그룹과 잇따라 회동을 갖고 의견을 수렴했으며, 이날 비공개 연석회의에서 문 의원을 비대위원장 후보로 추천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당초 비대위원장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고 원혜영(부천 오정)-박병석-박영선 의원으로 이어지는 합의추대론이 유력하게 대두됐지만 범친노계 및 대선패배 책임론을 앞세운 비주류 의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딛쳐 무산됐다.
이 때문에 이날 열린 연석회의에서 박 원내대표가 문 의원을 추천하자, 사전에 통보받지 못한 문 비대위원장은 연단에 올라 “자다가 홍두깨를 맞은 격”이라고 말문을 연 뒤 10여초 정도 고심하다가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10일 비대위원 인선을 거쳐 비대위를 출범할 방침이다.
문희상은 누구인가?
김대중 전 대통령 정무수석과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열린우리당 의장, 국회 부의장을 지냈으며 14대 국회에 첫 진출한 이후 16~19대까지 의정부에서 줄곧 당선된 5선 중진 의원이다. 198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 당외곽 청년조직인 연청 중앙회장을 3차례 역임했다.
국민의 정부 때 청와대 정무수석과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으로 활약했다. 17대 국회 초 당과 청와대의 창구역할인 대통령 정치특보에 임명됐다가 ‘김혁규 총리 지명파동’ 당시 ‘총독’ 논란에 휩싸여 물러났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당내 기반을 다졌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대선기획단장으로 활약하면서 참여정부 첫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발탁됐으며, 이후 2005년 4·2전대에서 열린우리당 의장으로 선출됐으나 같은 해 10·26재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취임 6개월여만에 물러났다. 조화와 포용의 리더십을 갖춰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온화한 성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