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불산 누출사고와 관련해 인근 주민들의 ‘불산 공포’가 커지면서 인근 초등학교가 개학을 연기하거나 몸의 이상증세를 호소하는 주민들로 병원이 붐비는 등 후폭풍으로 비상이 걸렸다.
더욱이 동탄과 수원, 오산 등 인근 주민들의 불안이 고조되면서 동탄2신도시 동시분양을 앞둔 건설업계는 물론 지역 산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일고 있다.
■ 인근 학교 개학 연기에 방과후활동 취소= 29일 화성오산교육지원청에 따르면 화성사업장 인근 동탄신도시, 반월동 내 9개 초·중·교 중 능동초가 불안감을 느낀 학부모들의 요청에 따라 30일로 예정된 개학을 하루 늦추기로 결정했다.
또 석우중과 동학중은 30일 개학식을 진행하는 대신 야외수업을 자제키로 했고, 31일이나 내달 초 개학예정인 동학초 등은 조사결과를 지켜본 뒤 개학일정 조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주민들의 공포는 더 직접적이어서 일부 주민들은 아예 타 지역으로 피신하기도 했다. 또 아이를 키우는 주부들의 불안은 각종 포털 카페를 거의 도배하다시피 이어졌고, 외출 자제 못지 않게 몸의 이상증세를 호소하는 주민들로 인근 병·의원들도 극도로 혼잡스러웠다.
■ ‘동탄2’ 동시분양 불산여파 전전긍긍= 동탄2신도시 동시분양을 앞둔 건설업계도 ‘불산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동탄신도시에 주로 거주하는 어린 자녀를 둔 30~40대 실수요자가 안전에 특히 민감해 이번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동시분양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모(39·여)씨는 “삼성반도체 다니는 남편들이 부인과 자식을 친정으로 보낸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하루빨리 안전하게 지낼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신 8개월째란 김모(34)씨는 “불산 유출도 모른채 삼성반도체 인근 마트와 산부인과를 오간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혀를 찼다.
한편 화성시는 불안에 질린 주민들의 거듭되는 요청에 따라 30일 오후 7시 동탄1동 주민센터에서 삼성전자 주변 26개 아파트 단지 입주자 대표와 주민자치협의회장 등이 참여하는 주민설명회를 열어 안전대책 등을 물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