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도우미 여성들이 많다고는 들었지만 이렇게 심각한 수준일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네요.”
지난 5일 오후 10시쯤 상가가 밀집해 있는 화성 동탄신도시 남광장으로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나온 김모(29·여)씨는 짧은 치마에 짙은 화장을 한 젊은 여성들이 삼삼오오 비슷한 승합차량에서 연신 내리는 모습에 기겁을 했다.
김씨는 “딱 봐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들이 5분에 한번씩 도착하는 승합차에서 내려 노래방이나 노래빠 등의 상가 건물로 오가는데 애들이 볼까봐 낯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A씨도 “도우미 여성을 싣고 다니는 차량들이 엄청 많아진 것 같다”며 “불황이라고 다들 한숨 쉬는데 단속을 비웃기라도 하듯 활개치고 다니는 보도방을 볼때면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본지 취재진이 현장 확인에 나선 이날 오후 10시~12시까지 남광장 일대 유흥업소 밀집 상가 앞 도로는 도우미 여성을 태운 보도방 차량 수십여대가 점령한 상태였고, 일부 상가 앞 도로는 이들로 인해 통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더욱이 이날 단속을 나온듯 보이는 경찰차가 상가 앞에 버젓이 주차돼 있었지만 ‘도로위의 무법자’로 피해를 주고 있는 이들의 영업은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었다.
몇년새 오피스텔촌으로 탈바꿈한 수원시청 인근의 상황은 이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어서 오후 7시를 전후해 수원시청 인근 도로는 출근하는 보도방 도우미들을 태우기 위한 차량들로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있었다.
회사원 박모(29)씨는 “오후 7시만 되면 수원시청 인근 오피스텔촌과 소위 박스 일대는 도우미 여성을 태운 차량들로 전쟁터를 방불케한지 이미 오래”라며 “오죽하면 이들 때문에 아이들 교육을 걱정해 이사를 가는 사람들까지 생기는 실정이지만 별다른 단속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 관계자는 “보도방 관련 단속을 꾸준히 펼치고 있지만 강력한 처벌이 가해지지 않다보니 무허가 불법 보도방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도 보도방에 대한 집중 단속으로 시민 불편 해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해 5월 인계동 인근 보도방 집중 단속을 통해 업주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