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협 중 전국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수원농협의 감사와 이사 선거를 앞두고 선거전이 조기 과열되면서 과열·혼탁 양상 속에 진흙탕 싸움의 우려가 일고 있다.
특히 출마 예정자가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들과 식사를 하는 등 사전 선거운동 의혹마저 포착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14일 수원농협에 따르면 이번달 17일부터 이틀 동안 감사·이사에 대한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오는 27일 조합원으로 구성된 대의원 102명이 투표해 신임 감사와 이사를 선출할 예정이다.
임기 3년의 감사는 농협의 모든 예산집행과 사업수행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통해 조합원들의 권리를 대변하고, 임기 4년의 이사는 운영과 관련한 중요 사항 결정권을 갖고 있어 그 어느때보다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선거 공고를 앞두고 “누가 어디 지역 대의원들을 모아 밥을 샀다더라” “누구 누구가 모 후보를 위해 몇 명의 대의원들과 자리를 한 것을 봤다”라는 말들도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
실제 선거를 10여일 남겨둔 14일, 현재 감사를 맡고 있는 A씨가 수원 인계동의 한 일식집에서 대의원인 K씨 등 2명과 점심식사를 함께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의원 K씨는 “선거를 앞두고 현 감사와 대의원들의 식사 자리가 마련됐다는 것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을수 있겠다”며 “그러나 이날 점심은 A씨가 수원농협 감사를 맡아 고생한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대의원들이 식사를 대접한 자리였을뿐”이라고 말했다.
감사 A씨는 “대의원들과 식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 접대 차원에서 진행된 사안은 아니었다”며 “수원농협의 발전과 염려하는 부분에 대해 현 감사에게 듣고 싶은 대의원들이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조합원 B씨는 “선거를 할 때마다 온갖 소문이 나도는데 또 다시 이같은 일로 구설수를 타는 작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깨끗한 선거로 농협을 견제할 수 있는 감사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이사 등 좋은 일꾼이 뽑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원농협 선거관리위원회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전혀 듣지 못했다”며 “차후에 문제가 있다면 선거법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6월말 기준 영업수익이 838억원에 달하는 등 막대한 규모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수원농협은 선거가 진행될 때마다 불법 논란 등 잡음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