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이틀째, 위장전입은 ‘시인’… 부동산투기·박지만 봐주기 등 강력 부인
‘박근혜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정홍원<사진>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특위의 청문회가 이틀째 열린 21일 정 후보자가 자신을 둘러싼 온갖 의혹제기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적극 해명하거나 감정에 호소하는 등 차분한 분위기 속에 공방을 벌였다.
하지만 이날 청문회에서는 그동안 불거진 의혹 외에 ‘결정적 한방’은 나오지 않았고, 정 후보자도 각종 의혹에 대해 강력히 반박하면서 추후 적격여부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판단이 주목된다.
2일차인 이날 청문회에서는 위장전입, 땅투기 의혹,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동생인 지만씨 히로뽕 투약 사건 처리문제 등이 논란이 됐다.
정 후보자는 1988년 9월 부산지검으로 발령 받으면서 가족이 부산으로 이사했으나 홀로 구로구 독산동 누나 집으로 주소를 이전한 데 대해 “당시 집이 없어 주택청약예금을 들어놓은 상태에서 주소를 부산으로 옮기면 무효가 되는 상황이었다”며 위장전입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무효가 되면 다시 청약예약에 가입해 50세가 넘어야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법을 위반했지만 조금 억울하다”고 말했다.
로펌 재직시 고액의 급여를 받아 전관예우를 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서민에 비해 월급을 많이 받은 편이지만 돈은 정당하게 벌고 잘쓰면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검사를 그만두고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을 해 그 사이에 3개월밖에 변호사를 안했다”고 전관예우 논란에 대응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부산지검 검사 재직 시 부산 재송동에 법조타운이 들어서기 직전 땅을 사들인 것과 관련해 “투기는 아니다”라고 거듭 부인했다. 그가 전원주택 마련 목적으로 구입했다고 설명한 경남 김해시 삼정동 땅에 대한 투기의혹과 관련해서도 “정말 억울하다”면서 “가보면 투기지인지 아닌지 금방 알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새누리당 이진복 의원이 “부동산으로 재미를 못보고 부인도 주식을 사기만 하면 손해를 봤다는데 재테크를 하면 안되겠다”고 묻자 “그런 점이 있다”면서도 “LG화학을 사서는 조금 벌었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일부 의혹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감정에 호소했다.
그는 아들 병역면제와 관련해 “청문회 과정에서 아들의 지병이 언론을 통해 온천하에 공개되다보니 더 가슴이 아프고 아이한테도 제가 죄를 짓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자신이 담당검사였던 ‘수서비리사건’에 연루된 한보가 분양한 아파트의 특혜 입주의혹에 대해 “주택청약예금을 들어 분양신청한 것으로, (그 전 아파트 청약에서) 열댓번 떨어졌다”면서 “그때 참 서럽게 살았다”고 했다.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시절 남미 출장과 광주지검장 시절 유럽 출장에 배우자를 동반해 공공비용을 부당하게 사용한게 아니냐는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집사람이 공무에 참여를 안 하면서 같이 간 점은 사과 드린다”고 몸을 낮췄다.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청문회 마지막날인 22일 오전 정 후보자의 변호사 시절 급여와 아들 병역면제 관련의혹에 대해 증인·참고인 신문을 한 뒤 오후 전체회의에서 청문보고서 채택여부를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