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정홍원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재가,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으로서 국정업무를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동의안에서 “(정 후보자는) 35년간 검찰 재직·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확고한 국가관을 바탕으로 법과 원칙을 수호해 왔고 법률구조활동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도 헌신해 왔다는 점에서 새 정부가 지향하는 국민행복 시대를 구현해 나갈 적임자”라고 적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법조·행정·교육 분야에 걸친 다양한 경험과 그동안 보여온 엄격한 공사구분의 자세 및 원만한 성품은 대통령을 보좌해 행정 각부를 합리적으로 조정·통할하고 행정부와 의회간 협력을 도모하며 국민 화합을 이끌어 ‘행복한 대한민국’을 구현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허태열 비서실장 내정자와 박흥렬 경호실장 내정자, 이정현 정무수석 등 수석비서관 인사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최순홍 미래전략수석 내정자 등 일부 실장과 수석에 대한 임명장 수여는 보류됐다.
■ 33년만의 청와대 귀환= 박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을 마치고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희망 복주머니’ 행사에 참석한 뒤 청와대로 입성했다. 1980년 청와대를 떠난지 33년 만이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청운효자동 주민들의 환영행사에서 주민대표와 대화를 하면서 “감회가 새롭다. 감회가 깊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주민들로부터 전나무 묘목이 담긴 화분을 선물로 받았다. 화분의 흙은 지난해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11월27일 대전역 광장 유세에서 전국 17개 시도의 흙을 섞는 합토식에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화분을 주신 것은 통합의 의미”라며 “그 뜻을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태극기를 흔드는 주민들을 뒤로하고 청와대 본관으로 향했다. 본관 앞에는 비서실 직원들이 늘어서 박수를 치며 청와대에 입성하는 박 대통령을 환영했다. 꽃다발을 선물로 받은 박 대통령은 본관 앞에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 김행 대변인 내정자, 이정현 정무수석 내정자, 이남기 홍보수석 내정자,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내정자 등 새로운 청와대 비서진과 차례로 악수하고서 본관에 첫발을 디뎠다.
■ 한복 차림으로 국민희망 경청= 박 대통령은 이에 앞서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파란색 치마에 금색 꽃무늬 장식이 들어간 붉은색 두루마기 차림의 한복을 입고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희망 복주머니’ 개봉 행사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선 경선을 앞둔 지난 2007년 2월 미국을 방문하던 중 교민 환영회 행사장에서 한복 차림으로 나타나 눈길을 모았었다.
박 대통령은 종로구 어머니합창단의 공연과 진도 설북춤 공연이 펼쳐지는 가운데 화동 2명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아들고 대형 ‘희망 복주머니’가 설치된 행사장으로 올랐다.
박 대통령은 전통 예술인 4명, 국민대표 3명, 외국인 한옥 지킴이 1명 등 8명의 제막자와 악수를 나눈 뒤 함께 끈을 잡아당겨 복주머니를 개봉했다. 복주머니 안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홈페이지 행복제안센터에 접수된 국민이 바라는 300여개 민원 메시지가 오방색 복주머니에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박 대통령은 이 가운데 3개를 따서 안에 있는 종이에 쓰인 내용을 직접 읽고서 실천과 해결 의지를 천명했다.
‘소망’의 상징인 복주머니를 박 대통령이 직접 개봉한 것은 대통령의 모토인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주면서 앞으로도 국민과 대화창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