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규제때문에… 휴대폰 대리점 존폐위기

2013.04.21 20:45:14 6면

정부가 지원하던 보조금 고스란히 소비자 몫으로
늘어난 할부금 부담에 가입 미뤄 대리점엔 파리만…

“보조금 잡으려다 휴대폰 대리점 다 망합니다.”

21일 오전 수원시 권선구 탑동 소재 S대리점 박모(44)사장은 정부의 보조금 규제 정책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각 이동통신사끼리 과열화된 보조금을 규제하는 것도 좋지만 결과적으로 정부가 시장경제 논리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한숨쉬며 말했다.

최근 정부가 이통사의 보조금 과열 경쟁을 규제하면서 도내 휴대전화 대리점이 존폐위기에 놓였다. 결국 정부가 지원하던 보조금이 소비자들의 몫으로 넘겨졌고 대리점 역시 자류로울 수 없게 됐다는 것이 불만의 본류다.

박 사장은 “예를 들어 지난해 2분기까지만 해도 단말기 1대를 판매할 경우 평균 10만~40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됐지만 지금은 정부 규제로 많이 떨어졌다”면서 “결국 소비자들이 더 많은 할부원금을 떠안게 되기 때문에 가입을 미루고 있어 결국 대리점도 손해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가계비 절감과 과열화 되고 있는 통신시장 안정화를 위해 추진중인 보조금 규제 정책이 어느 누구의 이익 없이 피해만 일으키고 있다는 얘기다.

박 사장은 “고객들 역시 부담해야 하는 할부원금이 늘어나면서 가입을 미루는 현상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결국 직원 월급 감당이 안돼 이 달부터는 혼자서 대리점을 지키고 있다”며 하소연했다.

이날 매장을 방문한 한 고객은 갤럭시S3 기종 가입을 고심하다가 지난해 말보다 더 많은 할부원금을 주고 사야한다는 얘기를 듣고 가게문을 나섰다.

다른 대리점도 상황은 같았다.

화성시 병점동 소재 Y대리점 김모(39) 사장도 대리점을 매각할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중이라고 푸념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루에 1대 이상은 개통했지만 지금은 사나흘에 한 대 팔리면 다행”이라며 “이대로 가다가는 옆가게 처럼 문닫을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김 사장과 1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들어오는 손님이 없어 그의 말이 엄살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했다.

그는 이어 “기존처럼 각 이통사마다 자유로운 보조금 지원범위에서 탄력적으로 가격 절충이 이뤄졌던 시절이 대리점과 고객 모두에게 이익이었다”면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5일 상반기 중으로 적정 휴대전화 보조금 한도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권혁민 joyful-t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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