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곳곳 배어있는 시인의 ‘따스한 시선’

2013.10.14 21:46:58 인천 1면

 

“일찍이 떠나오고 싶었다, 스스로 圍離安置 (위리안치)되었느니/ 가시 울타리에 연록 피우고 그 푸른 그늘에서 쉬겠다/ 탐라섬 전설처럼 살겠다, 북극성 빛나리니 그리 알라/ 오름길 억새꽃들 휘날리면 생각하라, 내 손길이라고/ 서귀포바다 파도소리 보이거든 발자취로 알라, 그대여/ 이승 저승 오고가는 바람으로 머물겠다, 뭍일랑 잊겠다”-<歲寒圖 밖에서> 전문

경기도 수원 출생. 시인이자 언론인인 작가 임병호의 16번째 시집.

1965년 ‘화홍시단’을 주재하면서 문학의 길에 들어선 시인은 이듬해인 1966년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 창립 후 회장을 역임했으며, 제14~16대 한국예총경기도연합회 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는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장 겸 ‘한국시학’ 발행인, 제34대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 겸 경기지역위원회 명예회장 등 문인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펴낸 이번 시집 ‘歲寒圖 밖에서’는 1부 세한도 밖에서, 2부 봄마중, 3부 사람이 향기롭다, 4부 가을 頌, 5부 술 이야기, 6부 간이역을 지나며 등 여섯 가지 대주제를 중심으로 100여 편의 작품을 풀어내고 있다.

한국시학의 편집주간의 임애월 시인은 “임병호 시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관조적인 심미안으로 자연과 인생을 투시하고 세상을 따듯하게 바라보는 맑은 기운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실제 임 시인의 작품들은 마치 그의 삶속에서 자연스레 튀어나온 탄사와도 같은 시들이 눈에 띤다. 그의 시가 꾸밈없이 맑고 투명해 보이는 연유다.

그런가 하면 시 곳곳에 스민 따스한 심상도 느껴진다.

“공원 벤치에 시집 한 권을 깜빡 두고 왔다./다시 그 곳에 갔더니 벤치에 시집이 없었다./ 누구인가, 시집을 가져간 사람, 정말 고맙다”-<고마운사람> 전문

시가 삶이 된 시인에게 시집은 그의 삶의 모음이다. 자신의 삶을 나눌수 있어 시인은 기쁘다. 의외의 사건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시인의 마음에 여유가 느껴진다. 고향인 수원과 애주가인 만큼 술을 주제로 한 많은 시들도 만날 수 있다.

 

박국원 기자 pkw09@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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