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연기 막으려다 ‘찜통 아파트’ 될판

2013.10.17 21:56:28 23면

시공 중인 일부 아파트 계단실 창문 밀폐형 설치
LH 수원 호매실지구 설명없이 설계 바꿔 말썽

최근 아파트 제연설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현재 공사 중인 일부 아파트가 계단실 창문을 개폐형이 아닌 밀폐형으로 설치하면서 ‘찜통 아파트’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특히 내년 입주를 앞둔 수원 호매실 지구의 경우 분양설명 당시 개폐형이었지만 중간에 밀폐형으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입주 예정자들에게 아무런 설명조차 없던 것으로 드러나 말썽을 빚고 있다.

17일 소방방재청과 LH 경기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고층 아파트 계단실은 화재 발생 시 주민들의 피난 통로로 이용돼 대다수 아파트의 경우 이곳을 제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07년 관련 법령 개정 이후 시공되는 아파트 계단실 창문은 언제나 닫힌 상태를 유지하거나 자동폐쇄장치로 유사시 자동으로 닫히도록 설치해 가정에서 화재 발생 시 연기가 계단실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제연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시공 중인 아파트의 경우 최초 일반 여닫이 창문으로 설계됐다가 소방방재청을 비롯한 건설업계에서 제연설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뒤늦게 밀폐형으로 변경됐다.

특히 밀폐 창문을 설치할 경우 여름에는 아파트 계단과 복도에 바람골 조차 형성되지 않아 ‘찜통 아파트’가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실정이어서 입주 예정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소방법에서는 ‘자동폐쇄장치에 의해 자동으로 닫히는 구조’ 즉 자동폐쇄창문을 언급하고 있지만 일반창문에 비해 5배가량 비싼 가격에 시공사들이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호매실 19단지 입주 예정자 A씨는 “자동폐쇄장치의 비싼 가격이 시공사의 부담이 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여름철이 되면 찜통이 될 게 분명한데 대책은 무엇이냐”면서 “또 중간에 설계가 바뀌었다면 즉시 입주 예정자에게 알려야 하는 게 아니냐”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관련 내용이 주민 생명에 직결된 내용이라 급하게 진행되다 보니 제때 알리지 못한 것 같다”면서 “5개 층마다 1층 창문은 자동개폐창을 설치할 계획이고 전 층에 자동개폐창을 설치한다면 시공비가 급격히 늘어나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ls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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