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보조금 과열경쟁, ‘마이너스폰’까지 등장

2013.10.30 23:27:02 23면

방통위 조사기간 중 105만원 지원… “먼저 바꾼 사람만 바보”
평일인 29일 번호이동 6만7천여건, 시장과열 기준의 3배 ‘혼탁’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 경쟁에 고삐가 풀려 뜨겁게 불붙어 시장 과열이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의 보조금 조사도 소용없고, 급기야 ‘마이너스폰’까지 등장하면서 먼저 구매한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하는 등 비난마저 이어지고 있다.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이동통신3사가 투입한 휴대폰 보조금이 70만~80만원대를 오르내리다가 지난 29일 오후에는 최대 105만원의 보조금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조금은 주로 갤럭시S4 LTE-A, LG G2 등 아이폰을 제외한 최신 모델을 중심으로 지급되고 있다.

히든 보조금 30만원에 모델별 추가 보조금이 더해져 단말기 대당 보조금이 70만~80만원대까지 올라갔고, 심지어 출고가 95만원대의 갤럭시S4 LTE-A에는 최대 105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돼 ‘마이너스폰’으로 팔리기도 했다.

번호이동 건수도 폭증했다. 29일 번호이동은 6만7천419건(알뜰폰 제외)을 기록해 보조금 경쟁이 극심했던 지난 1월 3~4일을 제외하고는 올해 들어 평일 번호이동 건수로 가장 높은 수치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과열 기준으로 삼는 하루 2만4천건보다 세배 가까이 많다.

사업자별로는 KT가 2천525건 순증했으며 SK텔레콤은 2천803건, LG유플러스는 1천1157건 순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주말 역시 일평균 번호이동 건수가 5만1천270건에 달하는 등 시장 혼탁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보조금 과열은 방통위의 사실조사 기간 중에 촉발됐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방통위가 규제 의지를 천명하자마자 과잉 보조금 투입이 심화됐다는 점에서 이통사의 경쟁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반면 이통3사는 서로를 시장과열 촉발 사업자로 지목하며 네탓 공방에 여념이 없다.

시민 이모씨는 “하루가 다르게 보조금이 많아져 핸드폰을 먼저 바꾼 사람만 바보가 되는 셈”이라며 “아무리 경쟁도 좋지만 너무 혼탁해 어떤 통신사도 제대로 믿기 어려운 상태”라고 어이없어 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상황상 경쟁사가 보조금을 투입하면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방통위가 사실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당장 가입자 순감이 심해지면 ‘배째라’식으로 보조금을 투입해 방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ls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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