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등교버스 학생들 “그게 뭐야”

2013.11.12 22:09:53 1면

학교당 평균 19.5명 이용
당초 예측수요 10% 불과

경기도가 올 3월부터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학교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학생통학용 맞춤형 등교버스’ 사업이 학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번 사업은 학교에서 하차하는 등교버스 개념이 아닌 일반 버스노선을 단축시키는 것에 그쳐 개별 학교 당 하루 평균 이용자가 20명이 채 되지 못했다.

12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올해 초 경기개발연구원(경기연)과 공동으로 ‘학생통학용 맞춤형 등교버스’사업을 위한 연구용역을 통해 용인고와 두원고(안성)를 운영 대상으로 선정했다.

지난 3월부터 개시된 이번 사업은 각 학교별로 기존 노선 버스 가운데 1대를 지역별로 배정하고 등교시간에 맞춰 노선연장 및 이용희망수요가 높은 1~2개 정류소에서만 정차하는 구조다.

당초 경기개발연구원은 학교당 이용자 수를 일 평균 150명으로 예측, 양 학교 학생의 통학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사업 개시 6개월이 경과하도록 이용하는 학생은 당초 예상의 10% 수준에 그쳤다.

용인고의 경우 전교생 수가 1천617명에 달하지만 지난 3~9월까지 등교 버스를 이용한 하루 평균 학생수는 19.5명이다. 전체 학생수가 836명인 두원고도 같은 기간 등교버스 이용자는 15.6명에 그쳤다.

경기연이 당초 연구용역을 통해 예측한 학교 당 일일 이용자가 150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용인고와 두원고의 이용률은 각각 13%, 10.4%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학생들이 등교버스를 외면하는 것은 현재 운영되는 일반 버스와 별다른 차이가 없기 때문.

등교버스가 학생을 포함한 일반인도 탑승이 가능하고 실제 두 곳의 등교버스 모두 하차역이 기존 버스와 동일하게 운영돼 버스를 이용한 학생들은 학교 정문까지 약 250m의 거리를 도보로 이용해야 했다.

여기에 반년이 지난 현재까지 용인고와 두원고 모두 등교버스 사업에 대해 시행 여부 조차 모르고 있어 도의 ‘탁상공론식’ 행정이 사업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두원고 관계자는 “학생통학용 맞춤형 등교버스란 사업의 명칭을 처음 들어 봤다”며 “우리 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경기개발연구원의 제안으로 사업을 도입했다”며 “예산없이 진행하는 사업이라 타 도시와 다른 개념으로 실적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고 있지 않고 특별한 계획 또한 없다”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1982jayde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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