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과 부안 등에서 고병원성 AI가 발병하면서 조류독감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치킨·오리전문점은 물론 삼계탕·오리요리전문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에게까지 파장이 확산되고 있어 우려가 일고 있다.
특히 검역 당국은 이번에 발생한 AI ‘H5N8’형 바이러스는 70도로 30분 이상, 75도로 5분 이상 끓이면 인체에 무해하다고 밝혔지만 종오리 농장의 경우 경기도와 충북·충남 등 전국 24개 농장에 부화한 오리를 공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도내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피해가 확산될 전망이다.
19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전북 고창 종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병, 방역기관과 자치단체·경찰·군 당국 등이 현장에 투입돼 농가에서 사육 중인 오리 2만1천마리에 대해 살처분하거나 방역통제소 등을 운영하면서 확산 방지와 조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도내 치킨전문점이나 닭·오리판매점 등 관련업계는 AI 소식이 전해지면서 평소보다 절반 이상 손님이 줄어드는 등 영업에 막대한 차질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AI가 75도에 5분, 70도에 30분 이상 익혀 먹으면 인체에 무해하다고 알려졌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이 여전해 해당 음식에 대한 소비까지 위축되면서 관련업계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민 최모(58·여)씨는 “아무리 인체에 무해하다고 하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때문에 3일 전부터 닭이나 오리고기는 전혀 먹지 않고 있다”며 “아이들도 치킨은 물론 계란까지 멀리 하는 등 다른 음식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치킨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38)씨는 “지난 주말 매출이 평소 보다 25%나 줄었다”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차라리 AI 여파가 사라질 때까지 영업을 중단하던가 임시 휴업을 해야할까 고려 중”이라고 하소연했다.
AI(Avian Influenza) = 닭, 칠면조, 오리, 철새 등 조류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전파속도가 매우 빠르며, 폐사율 등 바이러스의 병원성 정도에 따라 고병원성(HPAI)과 저병원성(LPAI), 비병원성으로 구분되며, 고병원성 AI는 전염성과 폐사율이 높아 가축전염병예방법에서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된다. 이번에 확인된 H5N8형 AI는 1983년 아일랜드에서 칠면조, 2010년 중국 장쑤성에서 오리를 중심으로 두 차례 유행한 것으로 확인되지만 인체 감염은 없었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