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임시 합동분향소 ‘대충’ 운영할 심산?… 조문객들 ‘빈축’

2014.04.23 21:37:41 3면

정부 ‘뒷북’ 언제까지

기본적인 의전도 없고
근조 화환도 ‘멋대로’ 배치

조문객 “보여주기식” 분통
공무원 ‘부랴부랴’ 정리 소동

정부, 초지동 화랑유원지에
29일부터 합동분향소 운영


세월 침몰 사고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임시 합동분향소가 23일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돼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본적 의전도 무시한 채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들 기관들은 가로 28.8m, 세로 46.8m, 넓이 3천274㎡ 규모로 240위의 영정·위패 등을 모실 수 있는 제단과 제단 좌우에는 고인들의 사진들을 띄울 수 있는 대형 모니터 2대 등이 마련된 임시 합동분향소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9시부터 합동분향소에는 강모 교감과 최모 교사, 2학년 학생 이모양 등 22명의 영정과 위패가 제단위에 놓였으며 수많은 조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고 각계각층에서 보내 온 근조 화환만 150여개를 넘어섰다.

하지만 백수십여개의 화환이 기초적인 의전 순서에 상관없이 마구잡이로 세워져 있는데다 가장 먼저 도착할 것 예상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화환도 모습을 보이지 않아 조문객들의 빈축을 샀고, 조화의 배치 역시 상식적인 의전이 고려되지 않은 듯 멋대로 배치됐다.

실제 박 대통령의 근조 화환은 분향소 개방 후 5시간만인 오후 2시쯤에야 뒤늦게 도착해 그간 뒷북 대응으로 공분을 샀던 정부의 모습 또 다시 보여줬다며 관계자들의 혀를 차게 했다.

또 오전 11시 30분까지 임시 합동분향소 내에 배치된 근조 화환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맨 앞에 그 뒤를 김영삼 전 대통령, 김철민 안산시장, 김경호 경기도의회 의장, 안산시의회 전준호 의장 순으로 배열돼 있었고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 강창희 국회의장,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 서남수 교육부 장관 등은 중간 중간 끼어 있었다.

이 같은 허술한 배치는 이후 공무원들이 동원돼 순서를 바꾸는 소동을 벌인 끝에 대통령, 국회의장, 국무총리, 전직 대통령, 정부 부처 장관 등 순으로 제자리를 찾았다.

조문객 김모(48)씨는 “가장 기본적인 근조 화환 순서조차 마구잡이로 배치한다는 게 말이나 되냐”며 “결국 애초부터 대충 보여주기식 합동분향소를 차려놓고 유가족은 물론 국민들을 우롱하려고 한 게 아니고 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조문객 최모(36)씨도 “전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는 이런 상황에 현직 대통령이란 양반이 근조 화환조차 보내지 않았다는 게 이해가 안간다”며 “진도에서의 발언이 진심인지 의문스럽다”고 전했다.

이에 도교육청 관계자는 “근조 화환은 오는 순서대로 배열하고 있을 뿐”이며 “박근혜 대통령 근조 화환이 일찍 도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 도착하지 않아 자리를 비워 둔 상태고, 도착하는 대로 맨 앞쪽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유족들이 희생된 단원고 교사·학생들을 한자리에서 추모할 수 있는 대형 분향소 설치를 희망함에 따라 28일까지 초지동 화랑유원지에 합동분향소를 설치, 29일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이상훈 기자 ls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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