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이라 생각하고…” 피 맺힌 절규

2014.04.29 21:19:52 1면

유족들, 분향소 찾은 朴대통령에게 호소… 궂은 날씨 불구 조문행렬 줄이어

 

“대통령 자식이잖아요. 저희 자식이기도 하지만 내 새끼기도 하지만 대통령 자식이에요. 마지막까지도 못 올라온 아이들까지….”

세월호 침몰사고로 자식을 잃은 한 유가족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여객선 세월호 사고 14일째인 29일, 2주만에 차려진 ‘공식’ 합동분향소 제단 앞에서 희생자 유족들은 다시 눈물을 흘렸다.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 공식합동분향소 제단에 자녀의 영정과 명패가 안치되자 유족들은 일반 조문객을 맞기 한 시간 전인 오전 9시쯤 조문을 시작했다.

기다림을 의미하는 노란 리본이 묶인 하얀 국화꽃을 제단에 올려놓고 영정을 바라보던 어머니의 얼굴에는 이내 눈물이 흘렀고, 쓰러지지 않도록 서로 부둥켜안은 부부의 두 팔은 흐느낌과 함께 들썩거렸다.

자녀를 떠나보내고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지만, 유족들의 가슴 절절한 이야기들은 이곳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해졌다.

한 남성은 “선장 집어넣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고 해수부부터 이렇게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잡고… 우리나라 국민이 우리나라에서 떠나고 싶다는 사람이 이렇게 많으면 안되잖아요”라며 눈물을 보였다.

유족들은 “안치할 곳이 없어 아이를 데리고 집에 가서 하룻밤을 재웠대요. 이게 말이 돼요”라며 울분을 터뜨리면서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내 자식이 이렇게 됐으면 내가 어떻게 할 건지 그 마음으로 해주십시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 합동분향소를 찾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유가족들의 절규는 30여분 동안 그칠 줄 몰랐다. 조문에 앞서 일부 유족들은 정부의 초동대처와 후속조치가 미흡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박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정홍원 국무총리가 보내온 조화는 “보기 싫다. 치워라”라고 유족들이 요구해 분향소 밖으로 옮겨졌다.

유가족들의 이런 원통함을 달래기 위한 도민들의 애도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오전 10시부터 일반인에게 개방한 합동분향소에는 궂은 날씨에도 분향소 입구부터 100여m가 넘는 조문행렬이 길게 늘어섰으며, 3시간 만에 4천500여명의 조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세월호 침몰사고 후 임시분향소로 활용됐던 안산 올림픽기념관 분향소에는 23일부터 폐쇄된 28일 자정까지 18만여명이 찾았다.

또 수원시청 본관 앞뜰에 마련된 분향소 등 경기도에는 합동분향소를 제외한 17개의 분향소에 안타까운 마음을 담은 국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안산=김준호·이상훈기자 lsh@
이상훈 기자 ls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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