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2000원 인상… ‘우회 증세’ 논란

2014.09.11 21:15:24 4면

문형표 복지부장관 “2020년에는 흡연율 20%대로 낮출 것”
건강 빌미 세수 메우기 ‘꼼수’ 지적도… 국회통과 진통 예상

■ 정부 ‘종합 금연 대책’ 발표

지난 2004년 500원 인상 이후 10년간 2천500원에 묶여 있던 담뱃값이 4천500원으로 2천원 오른다. ▶ 관련기사 18면

정부는 가격을 올려 흡연율을 떨어뜨리겠다고 설명했지만 이후에도 물가와 연동, 담뱃값을 꾸준히 올리기로 해 구멍 난 세수를 메우기 위한 ‘꼼수’란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는 11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담뱃값 인상을 주요 내용으로 한 ‘종합 금연 대책’을 발표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우리나라 흡연율은 심각하며 특히 청소년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성인 평균과 비슷해 조기사망 위험, 재정 문제 등 많은 사회적 비용 초래하고 있다”며 “가격 정책과 비가격 정책을 동시에 추진해 현재 37.6%인 흡연율을 2020년에는 20%대로 낮추겠다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문 장관은 “담배가격에 대한 소비 탄력성을 0.425로 추계했을 때 이번 담뱃값 인상(2천원)으로 8%포인트(p) 정도 흡연율이 낮아질 것”이라며 “특히 청소년의 경우 가격 탄력성이 3배이상 높아 청소년에게는 강한 금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 담뱃값은 세계 주요국 중 가장 싼 반면 흡연율은 1, 2위를 다투고 있다. 2012년 9월 현재 유럽연합(EU) 산하 담배규제위원회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2개국의 현재 담배가격(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담배 가격(2천500원)이 가장 저렴했다. 물가를 고려한 통계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더구나 담배가격 중 담뱃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62% 정도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값(70%)을 크게 밑돌고 있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과 함께 담뱃갑 흡연 폐해 경고그림 삽입, 편의점 등 소매점의 담배 광고·후원 금지 등의 비가격 정책도 병행하면 결과적으로 현재 43.7%(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이르는 성인 남성 흡연율이 2020년께 29%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내 담배가격(2천500원 기준)은 유통마진 및 제조원가 39%(950원), 담배소비세 25.6%(641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14.2%(354원), 지방교육세 12.8%(320원), 부가가치세 9.1%(227원), 폐기물 부담금 0.3%(7원) 등으로 이뤄져 있다.

다만 건강증진부담금과 지방세(담배소비세ㆍ지방교육세)의 인상폭을 488원으로 똑같이 맞춰 결과적으로 전체 담뱃값에서 건강증진부담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14.2%에서 18.7%로 크게 늘어난다.

이번 인상으로 담배 소비량은 34% 정도 감소(가격탄력도 0.425 기준)할 것이란 전망속에 개별소비세 추가 등으로 세수는 약 2조8천억원 정도 증가한다. 물가 측면에서는 0.62%포인트(p) 정도 인상 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담뱃값 인상은 곧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과 각종 부담금을 올리는 것으로 ‘우회 증세’ 논란도 이어지고 있어 국회의 관련 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상훈기자 lsh@
이상훈 기자 ls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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