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FTA 체결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도내 농가들이 본격적인 야생철새 도래에 따라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더욱이 엎친데 덮친격으로 4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도와 인접한 충북 진천군의 한 돼지농장에 대해 구제역 확진 판정을 내리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4일 농식품부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해마다 3만여마리의 철새가 군락지를 이루는 화옹방조제 습지를 비롯해 청미미호천, 안성천, 경안천 등 도내 주요 하천에 대한 전면 방역에 나섰다.
또 지난달 13일 안성천에서 포획한 흰뺨검둥오리에서 저병원성 AI 검출로 도와 안성시가 가금류 농가 등에 그물망 설치로 야생조류 접근 차단 등의 실질조치와 함께 일제점검과 예찰, 소독액 수시 살포 등 방역 손길도 빨라졌다.
그러나 이날 도와 인접한 충북 진천의 한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당장 안성, 평택, 이천, 용인 등의 긴장감은 혹시나 하는 공포로 바뀌어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난 곳은 어미 돼지 2천400여마리 등 1만5천여마리를 사육하는 대규모 농장으로 지난달 24일 용인의 농장에 새끼 돼지 900마리를 분양하는등 도내 농장에 새끼 돼지를 분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농식품부는 혈청형이 O형으로 우리나라에서 백신 접종 중인 유형인 만큼 확산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지만 농장에서 10여 차례 백신접종을 했다는 내용의 관련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구제역에 걸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게다가 현재까지도 정확한 감염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면서 용인과 이천, 안성은 물론 포천, 양주 등 도내 전역이 구제역과 AI의 공포에 직면한 상태다.
안성의 한 농장주는 “지난달 저병원성 AI 소식에도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는데 진천의 구제역 소식에 인근 돼지농장들까지 비상이 걸렸다”며 “발병했다하면 매몰말고는 현실적으로 해결방안이 없고, 피해도 극심한 만큼 예방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내년 5월까지를 구제역·AI 특별방역 기간으로 정하고 24시간 상황실을 운영중”이라며 “백신항체가 낮은 농가, 발생 위험 지역 등 방역취약 부분을 집중 관리하고, 구제역·AI 의심축 신고 시 신속하고 정확한 검사를 통해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에서는 지난 2003년과 2006년, 2008년, 2010년에 이어 지난 1월 역대 5번째 고병원성 AI가 발병, 69개 농가 닭, 오리 등 292만 마리가 도살 처분됐다.
구제역은 한해동안 무려 3번이 발생한 악몽의 2010년(1월·3~5월·10월)을 비롯해 2000년과 2002년 등 모두 5차례 발생했으며 올해는 아직까지 없다.
/안경환·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