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조각 난 코리안드림

2014.12.15 21:30:33 19면

토막살인 피해여성, 3년전 수원에 둥지
대형마트서 열심히 일하며 착실히 저축
박춘봉과 동거 7개월만에 목 졸려 숨져

지난달 26일 동거남 박춘봉(55)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당한 피해여성 중국동포 김모(48)씨는 여느 중국 동포들과 마찬가지로 ‘코리안 드림’을 품고 한국에 온 외국인 노동자였다.

위장여권으로 밀입국한 불법체류자 신분의 박씨와 달리 약 3년전 입국한 김씨는 어머니와 언니를 고향에 남겨두고 혈혈단신 수원지역에 새 보금자리를 틀었다.

김씨는 고향에 있는 가족을 생각하며 수원의 한 대형마트 등에서 일하며 착실히 돈을 저축해나갔고, 지난해 중국에 있는 어머니와 언니를 한국으로 데려와 한 때 같이 살기도 했다.

수원의 한 대형마트에서 일한 김씨는 마트 협력업체인 소규모 판촉업체 소속이어서 마트에서 음식을 팔았지만 다른 직원들과 가깝게 지내진 못했고, 마트 직원들도 김씨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열심히 일해 저축한 돈으로 가족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던 김씨의 바람은 지난 4월 지인의 소개로 만난 박씨로 인해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외로움에 박씨와 동거를 시작한 그녀는 결국 7개월 만인 지난달 26일 말다툼 중 본색을 드러낸 박씨에 의해 목을 졸려 살해됐다.

김씨의 시신은 또 박씨의 손에 의해 훼손돼 이국 땅 수원 곳곳에 버려졌다.

그녀의 언니는 김씨가 살해된 지난달 26일부터 동생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이달 8일 밤 경찰에 신고했다.

수원에서 토막시신이 발견됐다는 뉴스가 전해졌을 때만해도 ‘설마’하던 언니는 경찰의 DNA분석 결과에 주저앉고 말았다.

아직도 김씨의 한쪽 팔과 다리 등 몸 일부분은 아직 차디찬 야산에 버려져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많은 사건을 다뤘지만 이렇게 안타깝게 숨진 피해자는 처음 봤다”며 “시신이 빨리 수습돼 더 늦기 전에 고이 모셔졌으면 한다”고 안타까워했다./이상훈기자 lsh@
이상훈 기자 ls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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