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가 이번 2학기부터 전과목을 대상으로 상대평가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정하자 학생들이 본관 점거에 돌입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24일 한국외대에 따르면 외대는 지난 22일 총장과 서울캠퍼스·글로벌캠퍼스 학생복지처장 명의의 이메일을 통해 “2014년 2학기(계절학기 포함)에 기존의 학부 성적평가 방식을 모두 상대평가로 변경했다”고 학생들에게 알렸다.
이어 “학점분포가 최근 결정된 교육부의 대학구조 개혁 평가지표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됨에 따라 불가피하게 이번 학기에 신속한 대응을 하게 됐다”며 “그렇지 않으면 대학평가 결과는 60년 동안 쌓아온 학교의 브랜드 가치 하락뿐만 아니라 정원 감축, 국가장학금 축소, 정부주도사업 참여 제한과 같은 강도 높은 조치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런 결정을 학교 구성원인 학생들과 논의없이 이뤄진데다 이미 시험까지 끝난 2학기까지 적용하기로 한 점 등을 들며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총학생회를 주축으로 한 학생들은 전날 비상총회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했으며 70여 명은 본관 2층 총장실 앞 복도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기고 했고 일부는 밤샘 농성을 벌였다.
이에 학교 측은 교무처장과 학생복지처장, 기조처장을 주축으로 학생들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앞서 지난 23일 교육부는 교육여건, 학사관리, 학생지원, 교육성과 등을 토대로 A∼E 등급을 매겨 차등적으로 정원 감축을 추진하는 한편, D 등급 이하에 대해서는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을 제한하겠다는 내용의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외대는 외국어로 진행되거나 수강 인원이 20명 미만인 일부 과목에 대해 절대평가가 이뤄지는 현행 제도를 기반으로 자체 시뮬레이션을 거친 결과 성적분포 등 3개 부문에서 낮은 평가를 받아 D 등급이 예측된다는 결과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올봄 학점 인플레이션에 대한 지적이 나와 꾸준히 준비해 온 대책으로 교육부 발표 이후 갑작스럽게 마련된 것은 아니다”며 “앞으로 학생들과 대화를 이어가는 한편, 불이익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