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부 전자담배를 150회 흡입할 경우 치사량에 해당한다는 내용을 담은 용역 보고서를 내놓자 전자담배의 유해성이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6일 공주대학교와 한국건강증진재단에 의해 작성된 ‘전자담배 니코틴 액상 평가 결과에 기반한 전자담배 니코틴의 기체상 유해성 평가’(2012년)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며 전자담배에서도 일반담배(연초)와 마찬가지로 발암물질과 환경호르몬 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고서의 일부 내용이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과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복지부는 보고서에는 국내 유통 중인 니코틴 액상 105개 종류 중 농도가 높은 액상 30개를 분석했는데, 가장 니코틴 함량이 높은 전자담배 1종의 경우 10모금(일반담배 1개비 기준)에 2.2㎎의 니코틴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와 전자담배를 약 150모금 흡입(puff)할 경우 성인 기준 니코틴 치사량인 35~65㎎에 도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포털사이트에는 한꺼번에 150모금의 담배를 흡입할 수도 없고 증기로 나오는 담배의 니코틴이 전부 체내에 흡수되는 것도 아니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네티즌들은 “밥도 150공기 연속해서 먹으면 배 터져 죽는다”, “김치 나트륨 고함량…150포기 먹으면 치사량”이라는 조롱조의 댓글을 올리고 있다.
담배 유해성 연구를 한 바 있는 한 연구인은 “‘150회 흡입할 경우 치사량’이라는 표현은 엄밀히 따지면 틀린 것이 맞다”며 “전자담배 한모금 당 기체상 니코틴 양을 조사한 뒤 산술적으로 150회 흡입량을 합하면 치사량에 도달한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고서는 전자 담배가 유해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대목에서 니코틴의 양을 치사량에 맞춰 계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