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아파트 화재 사고 당시 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던 새내기 소방관의 신속한 조치가 더 큰 참사를 막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의정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9시27분쯤 의정부시 그린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비번으로 자신이 사는 이 아파트 8층에서 쉬고 있던 진옥진(34·사진) 소방사는 불이 난 사실을 알고 곧장 주민들을 옥상으로 대피시키기 시작했다.
공포에 질려 우왕좌왕하는 주민들을 보자 진 소방사는 임용 1년이 채 안 된 새내기 소방관임에도 침착하게 주민들을 진정시키기로 판단했다.
특히 아래층에서 불이 번지고 있다는 판단으로 절대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지 말 것을 강조했다.
진 소방사는 “멈춰, 질서를 지켜야 한다”고 소리를 지르며 주민들을 옥상으로 유도했지만 10층 옥상으로 올라간 주민들은 삽시간에 피어오르는 연기 탓에 점점 더 위험한 상황에 놓였다.
그러자 진 소방사는 아직 연기가 많이 퍼지지 않은 옆 동 옥상으로 주민들을 이동하도록 했고 그덕에 주민 13명은 일부가 가벼운 상처를 입은 것을 제외하면 무사히 구조됐다.
주민들을 구조한 뒤에야 진 소방사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연기를 들이마셔 치료를 받고 있는 진 소방사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한 주민은 “계단으로 내려와 보니 어떤 소방관이 주민들을 옥상에서 구조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주민들이 모두 안전하게 내려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진 소방사는 “너무 무서웠지만 직업이 소방관인 만큼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순간적으로 생각했다”며 “정신을 차리고 평소 배운대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진 소방사는 지난해 5월 26일 의정부소방서 송산119안전센터에 배치됐다./의정부=박광수·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