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확진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가족 간 감염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속속 나타나 방역 당국이 더욱 꼼꼼히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175번 환자(74)는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평택굿모닝병원에 입원했으며 이곳에서 감염된 118번 확진자(사망)의 남편이다.
방역 당국은 118번 환자와 함께 생활한 175번 환자의 메르스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아직 118번 환자의 감염 장소를 정확히 특정하지 못한 상태다.
175번 환자는 14번 환자가 입원하기 전부터 이 병원에서 폐렴 증상으로 치료를 받았고 아내가 아주대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 함께 생활했으며 발열이 21일부터 시작됐다는 점을 근거로 조심스럽게 가족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확진 판정을 받고 15일에 퇴원한 88번 환자(47)는 6번 환자(71)의 사위로 지난달 26일 서울아산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 방문에 동행했다가 감염됐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체류하다 어머니와 함께 메르스에 감염된 146번 환자(55)는 14번 환자(35)에게 노출된 지 16일만에 증상이 발현돼 잠복기가 지나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것인지 가족 간 감염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146번 환자가 잠복기를 지나 증상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면 어머니의 발열 증세가 나타난 5일부터 격리되기 전인 6일 사이에 가족 감염이 됐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
또 지난 21일 확진 판정을 받은 171번 환자도 아들과 남편이 각각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인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같은 집에서 지냈기 때문에 삼성서울병원이 아닌 집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지만 현재는 자가 격리자에게 ‘가족과 2m 이상의 거리를 유지하고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써야한다’는 지침만 내려져 있는 상태로 실제 지키고 있는지 확인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앞서 “146번 환자가 어머니와 같이 생활을 했기 때문에 어머니로부터 노출 가능성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규원·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