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국민께 큰 논란 되게돼 죄송
지나친 업무욕심이 사태 일으킨듯
오해 일으킨 지원했던 자료 삭제
내 행위 우려할 부분 전혀 없다”
직원 본연 업무 당부하며 끝맺어
“동료와 국민들께 큰 논란이 되게 돼 죄송합니다.”
지난 18일 국가정보원 해킹 프로그램 구입과 관련된 유서를 남기고 숨진 임모(45·국정원 직원)씨의 유서가 공개됐다.
임씨 유서는 노락색 바탕에 가로 줄이 그러진 기록용지(리걸패트)에 작성됐다.
임씨가 국정원장과 차장, 국장에게 적은 이 유서에는 “업무에 대한 열정으로, 그리고 직원의 의무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지나친 업무에 대한 욕심이 오늘의 사태를 일으킨 듯합니다.”라고 적혀있었다.
또 “정말 내국인과 선거에 대한 사찰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하며 “외부에 대한 파장보다 국정원의 위상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혹시나 대테러, 대북 공작활동에 오해를 일으킨 지원했던 자료를 삭제했다. 저의 부족한 판단이 저지른 실수였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현안이 된 국정원 해킹 프로그램 구입에 관련된 내용으로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그는 “이를(자료를 삭제한 부분) 포함해서 모든 저의 행위는 우려하실 부분이 전혀 없다”며 “저와 같이 일했던 동료들께 죄송할 따름이다. 앞으로 저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잘 조치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정원 직원이 본연의 업무에 수행함에 있어 한치의 주저함이나 회피함이 없도록 조직을 잘 이끌어 주시길 바란다”라고 끝을 맺었다.
이 내용은 임씨가 남긴 A4용지 3장 분량의 유서 가운데 세번째 장에 들어 있었다.
가족에게 남긴 나머지 2장의 유서에는 “미안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유족들은 이에 대한 공개는 거부했다.
한편 임씨는 부인과의 사이에 딸 둘을 두고 있다.
용인=최영재·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