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60대 10여분이나 노상지체
대체 구급차로 47분걸려 병원도착
가족들 “생명 좌지우지 상황인데
말이 되냐… 악화땐 책임 물을것”
5년이상 차 52대… 제2 피해 우려
생명과 직결된 ‘골든타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응급환자를 태운 화성소방서 소속 119구급차가 병원 이송 과정 중 갑자기 멈추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특히 해당 구급차의 경우 노후차량인 것으로 확인된데다 도내 운행 중인 구급차 중 절반 가까이가 비슷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시급한 대책이 요구된다.
26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화성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6시23분쯤 화성시 남양읍에 사는 송모(64)씨가 뇌졸중 증상을 보인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화성소방서 남양119안전센터 구급대원들은 출동 5분 뒤인 6시30분 현장에 도착해 송씨를 태운 뒤 35분쯤 수원의 한 종합병원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주행 중이던 구급차(2010년식, 29만6천㎞)가 6시50분쯤 수원 호매실IC(과천의왕간고속도로) 700m 전방에서 갑자기 멈춰서면서 자칫 소중한 생명을 잃을뻔한 아찔한 상황이 빚어졌다.
결국 1분 1초를 다투는 긴박한 상황임에도 10분 가량을 도로에서 지체한 송씨는 급하게 도착한 대체 구급차를 타고 오전 7시22분쯤에야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었다.
송씨 가족들의 타들어 가는 마음에 당시 구급대원들은 ‘구급차가 오래되서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불만 키우는 셈이 됐다.
더욱이 도내 운행 중인 구급차 중 소방장비관리규칙에 의거 5년 이상된 차량은 52대, 12만㎞ 이상인 차량은 정확한 집계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노후 구급차의 고장 등으로 인한 또다른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다.
송씨 가족은 “‘골든타임’을 놓친 세월호 이후에도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며 “사설 구급차도 아니고 사람의 생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119구급차가 도로에서 고장난다는게 말이나 되냐. 만약 치료 중인 가족의 상태가 악화된다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화성소방서 관계자는 “구급차 고장으로 약 10분 지체한 건 사실이지만 별 문제없이 환자를 병원까지 이송했다”고 말했고, 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오전에 차량에 문제가 예상되면 완벽하게 수리한 후 운행하고 있으며 그동안 구급차가 출동하다 고장난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소방서 등 재난본부는 지난 2012년부터 매년 공공운영비로 230억원 이상의 예산을 지원받아 구급차 유류비 및 수리비로 50%이상 지출하고 있으며 올해 노후 구급차 70여 대가 교체될 예정이다./화성=최순철·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