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월드컵경기장 건립 성금 시민들 ‘울화통’

2015.09.22 20:58:33 19면

 

예산 어려움 공사중단 위기겪자
‘1인1의자 운동’ 39억 모금 지원
시·재단, 기탁자 명판 4만여개 부착
10여년 지나며 훼손 방치 ‘눈살’
“시민과 기본약속 안지켜” 빈축


2002년 FIFA 월드컵을 위해 수원시민들이 ‘1인 1의자 갖기 운동’ 등으로 수원월드컵경기장 건립에 참여한 의미를 기리기 위해 좌석마다 새겼던 성금 기탁자들의 명판이 관리소홀로 훼손되거나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빈축을 사고 있다.

22일 (재)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에 따르면 시는 2002년 월드컵 개최도시로 확정되자 국내 축구전용구장 중 가장 많은 총 2천522억원의 예산을 들여 수원 우만동 일원에 4만3천959석 규모의 축구전용구장을 2001년 5월 건립했다.

당시 예산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자 시는 시민 1인당 10만원의 성금으로 경기장 건립에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시민 1인 1의자 갖기 운동’을 펼쳐 초등생부터 노인, 기업 및 종교계 인사 등의 자발적 참여로 무려 39억2천700여만원의 성금을 모았다.

시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이 수원월드컵경기장 건립에 쓰이면서 시와 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은 4만여개의 좌석 뒷면에 기탁자들의 이름이 적힌 명판을 일일이 부착했다.

그러나 이러한 의미를 남기기 위해 부착된 명판들이 그동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아예 사라졌거나 형태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된 채 방치돼 있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시민 최모(44)씨는 “‘1인 1의자 갖기 운동’을 벌일 당시만 해도 정말 뜻 깊은 일을 한다는 생각에 적극 참여했지만 이렇게 방치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성금 기탁자들이 이런 사실을 알면 울화통이 터지고 분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메카라는 도시에서 이렇게 기본적인 시민과의 약속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데 시설물 유지·관리에 사용되는 예산은 도대체 어디에 사용하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체육계 관계자는 “중단될 뻔 한 수원월드컵경기장 건립을 시민 도움으로 완공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면 이런 식의 관리는 못할 것”이라며 “언젠가는 보수하겠지란 생각으로 몇년을 기다렸지만 축구 경기가 있는 날 훼손된 모습을 볼때마다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관계자는 “오랜 세월이 흐르고 관람객들이 훼손하는 경우가 많아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며 “앞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이상훈기자 lsh@

 

이상훈 기자 ls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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