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5일 “지금 조언자들의 주된 생각은 특정 당에 적을 두지 않는 것이 낫다는 것”이라며 “지금 정치 지도자들을 만나면서 의견을 모으는 중”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범여권 의원 24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고 반 전 총장 측이 밝혔다.
이와 관련, 반 전 총장은 간담회에서 “지금은 어느 정당도 들어가지 않겠다. 중간지대에서 독자적으로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이어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 외부에 공개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는 뜻을 피력했다고 일부 참석자는 전했다.
반 전 총장의 이같은 언급은 당분간 기성 정당에 입당하지 않은 채 ‘제3지대’에 머물며 뜻을 같이하는 정치인들과의 연대나 독자적 창당을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참석자는 “반 전 총장 본인이 ‘이제 외곽에서만 돌아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참석자는 ‘어느 정당도 들어가지 않겠다’는 반 전 총장의 언급에 “지금 모인 사람들 정도로도 충분히 교섭단체(현역 의원 20명 이상) 구성이 가능하다”는 말을 농담 섞어 건네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간담회에서 “다음 총선 때까지 임기를 맞추겠다”며 임기 단축을 전제로 한 개헌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우리나라에 선거가 너무 많다. 이런 선거로 인한 지역 갈등이라든지 국민 갈등이 심하니 이제 선거는 두 번만 치르는 것이 옳지 않으냐”며 대선·총선을 한 번에 치르고 지방선거를 따로 치르자는 견해를 피력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반 전 총장은 “‘정치교체’는 개헌 중심으로 돼야 한다”며 자신이 내세운 정치교체의 핵심이 개헌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참석한 의원들은 “메시지가 강력하게 나와야 한다”, “강력한 이미지 구축에 힘쓰라”, “사람을 가리지 말고 많이 만나라”, “‘안보 포퓰리즘’에 제때 반박하라”, “언론 대응팀을 보강하라”는 등의 주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춘원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