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리 왕조의 마지막 왕자 리롱뜨엉의 삶을 음악무용극으로 재구성한 ‘800년의 약속’이 다음달 2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에서 열린다.
서기 1226년, 따이비엣의 리롱뜨엉(한국이름: 이용상) 왕자는 난을 피해 한반도(당시 고려)의 옹진 땅에 도착했다.
그는 바다에서 마주친 도적떼를 비롯해 몽골군의 침략을 막으며 마을사람들을 도왔고 80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한국과 각별한 관계였던 리롱뜨엉 왕자의 후손들은 ‘화산 이씨’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살고 있다.
안산문화재단은 한국과 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아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은 리롱뜨엉 왕자의 삶을 음악무용극으로 기획, 한국 무용가, 베트남 연극배우, 독일의 음악가가 참여해 동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진 감동의 무대를 완성했다.
‘리 왕조의 멸망’, ‘머나먼 바닷길’, ‘신세계’, ‘고려장군 리롱뜨엉’, ‘그리움’ 등 리롱뜨엉의 삶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공연은 마지막 장인 ‘에필로그-꿈’에서 세상을 떠난 리롱뜨엉의 영혼이 고향땅을 찾는 내용으로 진한 감동을 전한다.
공연은 베트남에 살면서 한국과 베트남간 문화교류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전유오 안무가로 참여, 특정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안무로 두 나라의 문화가 어우러지는 무대를 완성했으며 베트남을 비롯해 중국, 이집트, 태국, 캄보디아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베트남 배우 부이 녀 라이가 리롱뜨엉에 분해 한국과 베트남의 특별한 인연을 연기한다.
음악 및 피아노와 오르간 연주는 독일인 피터 쉰들러(Peter Schindler)가 맡았으며, 이 밖에 단보우, 가야금, 첼로 등 동서양 악기가 함께해 환상의 하모니를 전한다.
안산문화재단 관계자는 “800년 전 나라를 잃고 망명한 어느 한 난민의 이야기는 지금 이 시대 한국 땅에 살고 있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심어줄 수 있으며, 또한 유럽 전역으로 흩어진 난민들의 이야기이어서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전했다.
예매는 안산문화재단(080-481-4000) 및 인터파크(1544-1555)를 통해 가능하다. 전석 2만5천원.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