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지독한 ‘승부차기 저주’를 풀고 12년 만에 월드컵 8강 무대에 오르면서 24년 만에 준준결승에 합류한 스웨덴과 준결승 진출권을 놓고 혈투를 펼치게 됐다.
잉글랜드는 4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이로써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12년 만에 8강 진출권을 따낸 잉글랜드는 스위스를 1-0으로 물리친 스웨덴과 오는 7일 오후 11시 8강전을 치르게 됐다.
특히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20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서 다시 만난 콜롬비아를 꺾은 잉글랜드는 두 차례 월드컵(2승)과 4차례 A매치(2승2무)를 합쳐 역대 전적에서 콜롬비아에 4승2무를 거두고 ‘천적’임을 증명했다.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은 6호골을 작성, 득점랭킹 2위 로멜루 루카쿠(벨기에·4골)와 격차를 2골로 벌리고 득점왕을 향해 순항했다.
반면 콜롬비아는 핵심 공격수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종아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결정력을 살리지 못하고 두 대회 연속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잉글랜드는 초반부터 콜롬비아와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치면서 쉽게 득점을 따내지 못했다.
전반 16분 케인의 헤딩슛은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났고, 전반 41분 키런 트리피어의 프리킥마저 콜롬비아의 왼쪽 골대를 빗겨나가면서 득점 없이 전반을 마쳤다.
잉글랜드는 후반 9분 조던 헨더슨이 페널티지역에서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산체스에 반칙을 당해 페널티킥을 얻었고, 케인이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꽂으면서 승기를 잡는 듯했다.
반격에 나선 콜롬비아는 후반 36분 잉글랜드의 백패스를 가로채고 역습에 나서 호세 콰드라도가 슈팅했지만 골과 거리가 멀었다. 후반 추가시간 마테우스 우리베의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도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5분이 주어진 후반 추가시간이 끝난 무렵 콜롬비아는 코너킥 상황에서 중앙 수비수 예리 미나가 헤딩 동점골을 꽂아 극적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연장전에도 승부를 내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에 들어갔고, 승리의 여신은 잉글랜드에 미소를 지었다.
잉글랜드는 3번 키커인 헨더슨이 실축하면서 위기에 빠졌지만 콜롬비아도 4번 키커 우리베와 5번 키커 카를로스 바카가 잇달아 실축하며 3-3 동점이 됐다.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선 잉글랜드의 에릭 다이어가 득점에 성공하면서 잉글랜드는 4-3으로 이기고 8강에 합류했다.
잉글랜드는 역대 월드컵에서 3차례 승부차기를 모두 실패했던 ‘승부차기 저주’에서 벗어났다.
앞서 상트페테르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스웨덴과 스위스의 16강전에서는 에밀 포르스베리의 결승골을 앞세운 스웨덴이 1-0으로 승리하면서 8강에 선착했다.
스웨덴은 2010년 남아공 대회와 2014년 브라질 대회에 연달아 참가 자격을 따내지 못하다 러시아 대회를 통해 12년 만에 본선에 진출해 8강에 진출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스웨덴이 8강에 진출한 것은 1994년 미국 월드컵(3위) 이후 무려 24년 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