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시의장 '생색내기냐'

2004.05.02 00:00:00

"주민을 위한 벽화입니까, 시장과 시의장 홍보를 위한 벽화입니까"
수원시 팔달구 화서2동이 최근 도시 미관을 이유로 숙지산 진입로 옹벽에 벽화작업을 하면서 현 시장과 시의회 의장의 실명을 벽화에 새겨 '특정인 생색내기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벽화가 그려진 옹벽이 우수관이나 빗물받이 시설도 없이 가파른 산 아래 위치해 과거에도 벽화 장소로 적절치 않다는 문제를 제기해 주민들이 예산낭비가 아니냐고 비난하고 있다.
2일 수원시 화서2동과 주민들에 따르면 화서2동은 도시 미관 차원에서 수원시 팔달구 숙지산 진입로 옹벽 200여m 구간에 대해 지난달 24일과 25일 이틀동안 벽화작업을 벌였다.
화서2동은 동 환경정비를 위해 지난 3월 팔달구로부터 예산 1천만원을 지원받고 단국대학교 서양화과 학생 31명을 동원해 이번 벽화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화서2동은 벽화작업을 마무리하면서 벽화 시작 지점에 '후원 김용서 수원시장, 송재규 수원시의회 의장'이란 문구를 새겨 취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주민 강모(60)씨는 "동네 미관을 위한 벽화에 현 단체장들의 실명을 새긴 곳은 처음 본다"며 "동네 벽화에 현 단체장들의 이름을 새긴 건 공적비를 세운 것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송 의장은 "벽화작업에 대해 지역구 시의원에게 들은 적은 있지만 어떠한 개인 후원이나 시 지원은 없었다"며 "벽화에 왜 나와 시장의 이름을 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벽화를 그린 옹벽은 지난 2001년에도 벽화작업을 하려다 '배수시설이 없는 옹벽은 토사가 흘러내려 벽화장소로 적절치 않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으로 취소된 바 있어 예산낭비라는 주장이 일고 있다.
실제로 벽화작업이 끝나고 내린 비때문에 벌써부터 벽화 일부가 흘러 내려 오히려 미관을 해치고 있다.
한모(50.여)씨는 "벽화가 완성된지 며칠도 안돼 비가오자 그림이 엉망이 돼 주제 전달이 안되고 있다"며 "북한에서나 볼수 있던 김일성, 김정일 치적비와 다를 바가 없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이대성(50) 화서2동장은 "지난해부터 벽화를 그려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이 있어 구 지원을 받아 작업을 했다"며 "주민들의 감사 차원에서 시장과 시의장의 이름을 새기라고 지시했을 뿐 별다른 뜻은 없다"고 해명했다.
최갑천 기자 cgacp@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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