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의 본질은 ‘듣는’ 일”… 차경환 수원지검장 퇴임

2019.07.30 19:44:00 11면

24년 검찰생활 마무리

“더 듣는 지혜로운 길 찾고
검사 존재 이유 공감하면
용기·힘 자연스레 얻을 것”

 

 

 

“저를 과분하게 응원해주시고 응원해 주신 여러분께 이루 말로 다 형언하지 못할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작별을 고합니다.”

차경환 수원지검장(50·사법연수원 22기·사진)이 24년간 몸 담았던 검찰 조직을 30일 떠났다.

차 검사장은 이날 수원검찰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1996년 검사로 임관해 내가 검사의 직을 앞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밤을 지새웠던 기억들이 지금도 너무나 생생하다”며 “그런데 어느새 24년이 지나 검사장이라는 막중한 직책까지 겁도 없이 맡아 짊어지고 있다가 이제야 그 짐을 내려놓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검사로서 마지막이 될 시간에 서서 되돌아보니 ‘왜 좀 더 성의를 다해 듣지 못했을까’하는 후회가 밀려온다”며 “사법의 본질은 증거를 찾거나 만드는 일에 앞서 시비를 가리려 ‘듣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현직에 남아있을 검찰 구성원들에게 조언했다.

차경환 검사장은 “진실에 다가서기 위해 더 들을 수 있고 또 더 들어야만 하는 지혜로운 길을 찾아, 그리고 검사의 정체성과 존재 이유를 공감하게 되면 그 길을 거침없이 걸어갈 용기와 힘도 자연스레 얻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퇴임사 말미에 만해 한용운의 시 ‘인연설’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작별 인사를 하던 차 검사장은 눈물을 보이며 순간 감정을 추스르기도 했다.

이날 퇴임식에는 차 검사장과 개인적으로 연을 맺고 있는 박중훈(53) 영화배우 겸 감독이 참석해 인생 2막을 앞둔 차 검사장이 건승하기를 바란다며 응원했다.

차 검사장은 서울 출생으로 단국대부속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93년 사법연수원을 수료 후 1996년 서울지검에서 검사로 첫 발을 내딛기 시작해 미국 LA총영사관 법무협력관, 대검 정책기획과장, 법무부 대변인, 수원지검 2차장, 대검 기획조정부장 등을 지냈다.

/이주철·김용각기자 jc38@

 

이주철 기자 jc38@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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