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스타의 스타트랙]‘음악’ 그 이상의 ‘음악’

2020.06.29 04:00:00 인천 1면

 

누군가를 위한 노래들이 있다.


그 대표적인 곡으로는 1985년에 발표되어 아프리카에서 기아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인 USA for Africa -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가 있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을 필두로 라이오넬 리치(Lionel Richie),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밥 딜런(Bob Dylan), 레이 찰스(Ray Charles),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 다이애나 로스(Diana Ross) 등 40여 명의 당시 최정상의 가수들과 프로듀서 퀸시 존스(Quincy Jones)가 한자리에 모여 외쳤던 ‘세계는 하나’는 역사상 가장 빨리 팔려나간 앨범이자 80년대를 장식한 최다 판매 싱글 음반이 되었고, 그로 인해 2억 달러가 모이게 된다. 이 곡 하나로 전 세계의 이목을 에티오피아로 집중시킨 것이다.


‘위 아 더 월드’에 코러스로 참여한 사람 중 눈에 띄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밥 겔도프(Bob Geldof)이다.


그는 2018년 개봉해 선풍적인 퀸(Queen) 신드롬을 몰고 왔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의 대미를 장식한 1985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의 공연인 ‘라이브 에이드(Live Aid)’의 기획자이다. 이 공연의 기획은 한 해 전인 1984년 밥 겔도프를 위시한 영국과 아일랜드의 뮤지션들이 내놓았던 자선 싱글 ‘Do They Know It’s Christmas?’에서 시작되었는데, 1985년 7월 당시 영국과 미국 그리고 시드니와 모스크바 등에서 에티오피아 기아 대책 기금 마련을 위한 공연이 진행되었고, 전 세계 100여 개의 국가에서 TV 실황 중계를 하게 된다. 퀸과 더불어 유투(U2),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엘튼 존(Elton John),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 등이 참여한 이 자선 공연은 당시 MBC에서 편집본이 방송되었다.


이 외에도 1991년 걸프전 당시 파병된 병사들의 안위와 세계 평화를 바라며 발표되었던 ‘보이시스 댓 케어(Voices that care)’가 있고, 위 앨범들과는 다르게 여러 아티스트들의 컴필레이션 형식으로 제작되어 코소보 난민을 돕기 위한 자선 음반이었던 ‘노 바운더리스(No Boundaries-A Benefit for the Kosovar Refugees)’ 역시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 노래와 공연들이 다시 찾아오게 된다.


위 아 더 월드, 이 곡은 지난 2010년 아이티 지진이 계기가 되어 ‘We Are The World 25 For Haiti’로 25년 만에 다시 리메이크가 되었다. 대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아이티의 구호와 재건을 위한 곡으로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 핑크(Pink), 아담 리바인(Adam Levine), 셀린느 디온(Celine Dion), 마일리 사이러스(Miley Cyrus) 등의 가수들이 모여 25년 전의 그 멜로디를 다시 불렀는데, 원곡 그대로가 아닌 스눕 독(Snoop Dogg), 윌 아이 엠(Will.i.am),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 등의 힙합 뮤지션들의 참가로 랩 파트가 추가되는 등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었다. 이 곡은 80년대의 라인업과 분위기와는 다소 다른 느낌이었지만, 이슈와 시대가 주는 감성의 변화를 곡에 세련되게 녹여냈다고 생각한다.


올해 4월에도 자선 콘서트가 있었다.


레이디 가가(Lady Gaga)와 세계 보건기구 WHO, 글로벌 시티즌이 함께 주최하여 기획된 콘서트 ‘원 월드 : 투게더 앳 홈(One World : Together At Home)’이다. 21세기 라이브 에이드라 불리기도 한 이 콘서트는, 코로나19의 유행에 맞서 분전하고 있는 전 세계의 의료 종사자들을 응원하고 기금을 모으기 위하여 기획되었으며, 스티비 원더, 엘튼 존 등 과거 자선 콘서트에 참가했던 고참 뮤지션들과 더불어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 그리고 한국 팀으로는 슈퍼엠(SuperM) 등이 참여해 8시간 동안의 온라인 릴레이 콘서트로 진행되었다.


음악의 순기능 중 하나는 이런 따뜻한 공감대의 형성에 있다.


곡에 자극적 선동 메시지를 담지 않아도, 그 안에 녹아있는 음악의 힘은 청자들로 하여금 정서적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마음을 움직이게 된다. 뮤지션에게 있어 곡을 만들고 세상에 내놓는 일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생각을 풀어놓는 행위일지 몰라도, 모든 스포츠의 찬가가 되어버린 퀸(Queen)의 ‘위 아 더 챔피언스(We Are The Champions.)’의 경우와 같이, 해당 상황에 부합하는 청자들에게 객관적 청취 동기를 부여하기도 한다.


음악을 통한 이런 행보는 언제나 가슴이 뭉클하다.


누군가를 위한 노래는 결국 우리를 위한 노래가 되어 온다.

손스타 webmaster@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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