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헝가리 시인 어디 엔드레의 ‘모든 비밀의 시’

2020.07.22 10:08:12 13면

‘천재적인 시인’ 헝가리 어디 엔드레의 작품 모아
‘신시집’ 등 대표 작품 선별…대부분 국내 초역

 

모든 비밀의 시/어디 엔드레 글/한경민 옮김/최측의 농간/192쪽/1만4천원

 

헝가리 시인 어디 엔드레(Ady Endre)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를 수놓았던 유럽의 쟁쟁한 시인 중에서도 가장 천재적인 시인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루카치, 하우저 등 당대의 지식인들뿐 아니라 오늘날 헝가리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어디 엔드레 시인의 작품선집을 최측의 농간에서 선보였다.

 

‘모든 비밀의 시’는 옮긴이 한경민이 어디 엔드레 시인의 여러 시집에서 80편의 시를 선정해 우리말로 옮기고, 옮긴이의 헝가리인 동료 허르커이 더니엘러가 감수를 맡은 책이다.

 

어디 엔드레는 청교도주의와 데카당스적 면모의 혼재, 사상적으로도 반드시 일관된 입장을 취하지 않았으며 작품 활동뿐만 아니라 파격적인 생활 방식이나 진보적인 연애 방식으로 당대 헝가리 사회에 커다란 파문을 던진 바 있다.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던 시절 어디 엔드레가 발표한 초기 시들은 대체로 냉담한 반응을 얻으며 시인으로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문학적 뮤즈라고 할 수 있는 연인 레다를 만나 새로운 삶과 문학 창작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는 파리로 이주한 레다를 따라 당대 예술의 중심지였던 파리에 수년간 체류하면서 보들레르, 발레리, 랭보 등 뛰어난 현대 프랑스 시인들에 심취하여 예술적 자양분을 흡수하며 변화를 맞이했다.

 

경험과 각성의 한 결산으로서 1906년에 발표한 작품집 ‘신시집Uj versek’(1906)을 통해 헝가리 시문학은 어디 엔드레 이전으로는 되돌아갈 수 없는 획기적인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게 됐다.

 

제목 그대로 주제와 소재, 형식면에서 전에 없던 새로움을 선보인 이 시집을 통해 그는 더 이상 헝가리의 한 시인이 아닌, 보편의 시인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어디 엔드레는 ‘헝가리의 역사, 성경, 고대 신화. 동양사상 및 신화, 고대의 직업과 생활양식, 천체와 색’ 등 시 창작에 수용한 모티프가 넓고 다양하다.

 

그는 자신에게 깊은 영향을 끼친 랭보처럼, 삶의 숨겨진 비밀을 폭로하기 위한 상징을 사용해, 자연, 인간의 빛과 그림자를 새로운 의미로 채우고자 고군분투했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여러모로 그의 대표 시집이라고 할 수 있는 ‘신시집’으로부터 가장 많은 작품을 선별해 수록했다.

 

어디 엔드레의 작품의 우리말 단행본 출간은 전무한 일로, 수록된 대부분의 작품이 국내 초역이다.

 

옮긴이 한경민과 최측의 농간은 국내에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이 세계적 시인의 초기에서 후기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을 선별, 수록해 독자들이 그의 전체 시 세계를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신연경 기자 shinyk@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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