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색] 김정은 위원장의 서구 생활 경험

2021.01.06 06:00:00 13면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많은 나라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수많은 인파가 새해 출발을 자축했던 1년전과는 달리 극도로 제한된 소수 인원만이 참가하는 조촐한 자축으로 새해를 맞이하였다. 하지만 북한의 모습은 달랐다. 김일성광장에 수많은 평양시민이 모여 유명 아이돌 야외공연과 같은 경축공연과 불꽃놀이로 새해를 맞이하고 김정은 위원장은 8차 당대회 참가를 위해 평양에 모인 당 대표자들과 함께 새해 첫날 0시에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하는 행사로 새해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매해 6시경에 발표했던 장문의 신년사 대신에 단 한 장의 짧은 친필서한으로 신년사를 대신하였다. 지난 해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를 생략하였고 그 이전 해에는 소파에 양복차림으로 앉아서 서구 정상처럼 신년사를 연설이 아닌 이야기하듯 하였었다.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10대 시절에 스위스 베른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다. 당시 어린 나이에 물설고 낯설은 이국땅에서의 생활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한 유학생활과는 다른 생활이었을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서구의 생활상이 북한의 생활상과 확연히 다르고 북한의 저개발에 대한 아쉬움이 어린 김정은 위원장의 가슴에 남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김정은 위원장은 2011년12월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 자리에 올라선 이후 북한 사회 특히 수도 평양을 현대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 왔다. 미래과학자 거리와 여명거리, 문수물놀이장, 순안공항 현대화 등이 그 결과이다.

 

지난 2018년 6월 평양을 미국 맨하튼처럼 개발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 제안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솔깃할 만도 했을 것이다. 이와 함께 90년대 후반 유럽의 정보화 문명과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문화를 접한 김정은 위원장은 선대 지도자와는 달리 국제사회에 대한 경계와 배척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 점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정상회담에 부인 이설주를 대동하고 국제 스포츠 스타를 초청하며, 싱가폴 회담 기간중 현지 관광지를 방문하는 등 은둔의 지도자라고 불리 웠던 아버지와는 달리 국제무대에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북한이 일인지배체제라고 하더라도 김정은 위원장 혼자 북한을 통치해 갈 수는 없다. 김정은 위원장 시대에 북한 지도부는 경제 성장과 문명 변화를 선호하는 6.25 전쟁이후 세대로 교체되고 있다. 항일 빨치산 세대와 6.25 전쟁을 치른 구세대가 퇴장하고 있는 것이다. 28년생인 김영남 대신에 50년생 최용해가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으로 나섰고 39년생 박봉주를 대신해 60년대생인 김덕훈이 내각 총리로 북한 경제 사령탑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과의 협상에서도 64년생인 최선희 1부상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신지도부는 서구 문물 경험이 있는 84년생 김정은 위원장과 호흡을 맞추어 가면서 북한의 앞날을 만들어 갈 것이다. 그들의 머리속에 있는 북한의 앞날은 ‘제2의 고난의 행군’ 이 아닌 가까운 이웃인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강국일 것이다. 북한이 중국처럼 국제사회에 개방하는 체제로 변화한다면 남북관계는 지금의 한중관계처럼 우리의 필요에 의해 평양과 신의주에 관광하고 사업하러 가는 관계, 즉 일상적인 통일의 상황으로 변화할 것이다. 

김형석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