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간 유산 다툼 '시끌'

2004.08.09 00:00:00

시어머니 며느리 통장서 遺産 인출... 며느리 은행상대 보상요구

"죽은 시아버지의 유산 처리 문제 때문에 시어머니와 저희 내외가 원수지간이 됐어요"
시아버지의 유산 분배 문제로 고부간의 갈등을 빚던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명의로 된 통장에서 현금을 인출하자 며느리가 국민은행과 시어머니가 금융실명제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국민은행과 시어머니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며 맞서고 있어 고부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9일 국민은행 평택지점에 따르면 시어머니 L(83)씨는 지난 2001년 11월6일께 며느리 M(43)씨의 명의로 개설한 일반정기예금 통장에서 지난 2002년 10월1일 딸 L(57)씨를 시켜 4천만원을 인출했다. 이에 며느리 M씨는 자신의 명의로 된 통장으로 본인의 동의도 없이 시어머니와 시누이에게 시아버지의 유산인 4천만원을 인출해 준 국민은행측에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국민은행측은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통장과 비밀번호, 도장 등을 모두 가지고 있어 며느리 M씨가 위임한 것으로 알았다며 피해보상을 거절했다.
M씨는 "시아버지가 유산으로 물려준 4천만원을 시어머니가 내 통장을 만들어 보관만 하는 입장"이었다며 "통장 명의가 틀린데 본인 확인도 하지 않고 함부로 인출해 준 국민은행측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들 L(46)씨는 "은행 직원들은 어머니와 누나, 아내 모두 알고 있다"며 "고객 카드에 기재된 아내의 휴대폰 번호를 통해 인출 동의여부만 확인했다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시어머니 L씨는 "4천만원을 인출해 아들 내외의 전세자금으로 사용했다"며 "부모가 자식을 위해 은행에 돈을 잠시 맡겼다 사용했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가 되느냐"고 반박했다.
하지만 며느리 M씨는 "시어머니는 아들을 위해 돈을 썼다고 주장하지만 시어머니가 남편을 직접 낳은 자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강제로 분가시키는데 4천만원을 사용했기 때문에 좋은 뜻으로 받아 들이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국민은행 평택지점 이상용(40)팀장은 "은행거래약정서 등에 따르면 통장, 도장, 비밀번호 등을 알고 있으면 본인이 아니어도 위임한 것으로 간주된다"며 "시어머니 L씨가 찾은 4천만원은 아들 내외의 전세금으로 사용됐기 때문에 은행에서 보상할 책임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시아버지의 유산문제로 고부간의 갈등이 은행까지 확대되는게 안타까울 따름이다"고 씁쓸해 했다.
박인옥기자 pio@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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