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요즘 예술’ 선보인 경기도무용단, 시간을 춤추다

2021.05.16 10:46:47 10면

경기아트센터 개관 30주년 기념 ‘요즘 예술’ 공연 진행

 

1991년 문을 연 경기아트센터가 개관 30주년 기념공연 ‘요즘예술’을 통해 그동안 경기도민에게 받은 사랑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예술이 위로가 되고 힘이 되길 바란다는 메시지와 함께 앞으로 30년을 나아갈 희망을 노래했다.

 

예술이 주는 요술같은 위로를 주제로 한 ‘요즘예술’은 경기도극단, 경기도무용단,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꾸미는 야외공연으로 기획됐다.

 

14일에는 경기도극단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경기아트센터 광장에서 각각 연극 ‘신의 막내딸 아네모네’와 ‘영화음악 OST 콘서트’로 도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15일 공연은 전국적으로 내린 비로 인해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으로 장소를 옮겨 진행됐다.

 

 

당초 이날 경기시나위오케스라가 현대적으로 해석한 민요 메들리와 원일 예술감독이 작곡한 ‘국악관현악 신뱃놀이’ 등을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출연자 중 1명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돼 해당 공연은 취소됐다.

 

대극장에 들어서자 경기도무용단의 ‘시간을 춤추다’ 공연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5월 가정의 달이라서 그런지 부모님 손을 잡고 온 어린이 관람객이 특히 눈에 띄었다.

 

“언제 시작해요?”, “옆에 마스크 쓴 사람 모양 있는데 여기는 왜 앉으면 안 돼요?” 등 호기심 가득한 어린이 관객들의 하하호호 웃음소리가 시작 전부터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조명이 꺼지고 무대 위 “우리의 길은 꿈이고, 땅이며, 삶이다. 꿈, 땅, 삶 한 글자 한 글자처럼 살아가는 우리의 의지. 바로 예술가의 길이다”라는 내레이션이 흘러나오고 장구를 멘 무용단원들이 등장했다. 빗소리와 닮았다는 장구 연주가 이어지자 객석의 관객들은 어깨를 들썩였다.

 

 

이어진 ‘오물놀이’는 슬프고 속상한 세상 속의 이야기들을 위로하기 위해 오늘날 재주꾼들이 펼치는 일종의 제사로, 그 옛날 힘든 시기를 춤과 음악으로 승화해낸 조상님들의 정신을 물려받은 작품이다.

 

무용단원들은 북, 장구, 징, 꽹과리를 연주할 뿐만 아니라 악기 위에 올라서고, 손으로 연주하는 등 단순한 연주가 아닌 몸짓으로 다채로운 모습을 형상화했다.

 

트로트 곡 ‘님과 함께’ 가사인 ‘저 푸른 초원 위에’를 부르자 중장년의 관객들은 박수를 치며 호응했고, 동요 ‘우리 집에 왜 왔니’를 부를 땐 어린 관객들이 손을 흔들며 하나가 됐다.

 

풍작과 풍요를 기원하는 풍속의 하나로 밝은 보름달이 뜬 밤에 마을의 젊은 여성들이 모여 손을 맞잡고 불렀다는 ‘강강술래’. 이 무대에서 무용단원들은 민속놀이인 놋다리밟기를 비롯해 쉼 없이 원을 그리며 노래하는 모습이었다.

 

 

어느덧 공연이 끝을 향하자 단원들은 저마다 북과 장구를 들고 무대 위로 나와 한데 어울려 연주하며 장관을 이뤘다. 함께 어깨춤을 추던 관객들은 무대가 끝나자 환호성으로 화답했고, 곳곳의 어린이 관객들도 공연장이 떠나가라 큰 박수를 쳤다.

 

지난해부터 문화예술계는 공연·전시 중단과 재개의 연속을 경험했고, 경기도무용단은 이 무대를 통해 위기의 순간에도 상처를 치유하며, 흔들리지 않고 담대하게 춤을 춰왔음을 보여줬다.

 

개관 30주년 공연에서 경기도예술단과 관객들은 하나가 됐다. 어린이 관객들이 커서 훗날 자신의 자녀 손을 잡고 공연을 보러올 때까지 앞으로 10년, 20년, 30년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장르의 무대로, 우리 삶 속에서 함께 호흡하길 기대해 본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신연경 기자 shinyk@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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