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색] 현재 최상위 국익(國益)은 무엇일까

2021.08.06 06:00:00 13면

 

남북관계가 배타적 적대관계였던 80년대 전반기까지는 민족이익과 국익이 충돌하고 반비례하는 불행한 시기였다. 남북 간 정통성과 체제대결 속의 대립과 갈등은 국가이익이라는 이름 아래 값비싼 민족이익의 희생을 강요해 왔다. 그러나 하늘의 도움과 우리 국민들의 의지와 노력으로 이제는 우리의 국력이 북한의 40배를 넘고 우리의 국방비가 북한의 GDP를 훨씬 뛰어넘는 경제력을 갖게 되었다. 또한 남북관계도 배타적 적대관계에서 적대적 공존관계를 넘어, 이제는 협력적 공존관계를 지향하는 상황이다. 이제는 북한 핵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만 한다면 민족이익과 국가이익을 공히 증대시킬 수 있는 남북 경제 사회 공동체를 만들고 평화롭고 안전하게 남북 주민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릴 수가 있을 것이다.

 

30년 가까이 끌어 온 북한 핵문제의 해결은 명의(名醫)가 정확한 진단을 통해 처방전을 내 오듯, 현재 한반도를 위요한 이해 당사국들의 핵문제 관련 국익을 객관적으로 단순화하여 판단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과감하게 추진한다면 해결 가능다고 본다.

 

아주 단순화해서 북한 핵문제 관련 이해 당사국의 핵심 국익을 살펴보자. 북한의 핵심적 국익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나타나 있듯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철회로 자신들의 체제와 정권의 확고한 안전 담보다. 핵미사일의 포기는 당연히 자신들 체제 정권의 안전 담보 수준에 따라 동시적 단계적으로 실행하겠다는 것. 우리의 경우 한반도 비핵화가 핵심 이익임은 재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만 그 방법과 과정 등에 국민적 합의가 필요함이 현실이다.

 

중국의 경우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하지만 북한의 입장을 지지하면서 미국의 패권적 행태에 반대를 하고 있는 입장이다. 문제 해결의 키를 갖고 있는 미국은 어떠한가. 미국은 NPT 체제를 유지하면서 한반도에서의 영향력 유지 확대를 통한 세계 유일 패권국으로서의 지위 유지일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현재와 같이 더 이상의 핵미사일 능력을 향상시키려는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 한 제재를 통한 북한의 굴복, 또는 현상유지에 만족할 것이다. 미국 군산복합체의 관심사항인 최대 무기시장 한국에의 무기수출 지속 확대도 핵심 이익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반도에서의 적당한 긴장관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근래 남북 통신선 연결 합의, 이후 북한 김여정부부장의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남측의 결정을 ‘예의 주시’하겠다는 경고, 그리고 현 시기를 ‘중요한 반전의 시기’라고 평가한 북한의 속내를 바로 읽어 내야 할 것이다. 연합훈련 관련 대미 협의 시, 우리의 훈련 중단 요구에 명분을 실어주기 위한 방편으로 김여정의 담화가 있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현재의 삼중고에 처한 북한 상황, 남북관계 재개 절호의 기회, 북미회담 재개 단초 제공 등 우리의 국익, 나아가 민족이익을 생각한다면 금년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을 심각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남북 간 교류협력이 비핵화를 위한 최소한의 필요충분조건이며, 지금까지의 북한 핵역사가 말해주듯 제재만으로는 절대 북한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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