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색] 냉·온탕을 오가는 최근 북한 행태의 속내

2021.10.08 06:00:09 13면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와 긍정적 대남 메시지를 번갈아 가며 전하는 북한의 행태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석이 다양하다. 남북 간 군사력 불균형에 대한 불안감으로 신 전략무기 성능 테스트 위한 시간벌기전술, 남북관계 재개를 통한 대미협상 재개로 제재완화 해제를 위한 남한의 중재 기대론, 심화되는 경제적 3중고를 덜기 위한 남한의 경제지원 기대론. 군사적 능력과시와 주체성 강조로 대내결집을 위한 활용 등 다양하다.

 

북한의 대남대미 전략적 행동에 대한 바른 해석을 위해서는 북한의 기본 스텐스에 대한 바른 이해가 있어야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고 바른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1990년대 초 북한 핵문제가 대두된 이후 줄 곳 북한은 미국에 속아 왔다는 피해망상에 사로 잡혀 있다. 지난 하노이회담 이후에는 그 불신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북한은 미국의 대외 패권전략에 대해 나름 정확한 분석을 하고 있다. 베트남전쟁, 리비아 내전개입, 이라크전쟁, 아프가니스탄 침공 등 미국의 대외전략에서 보여준 본질적 행태를 잘 분석하고 있다. 과거 남북교류 현장에서 만난 북의 인사들은 자신들의 핵개발 집착에 대한 변으로 늘 리비아의 카다피 운명을 얘기하곤 했었다. 패권유지를 위한 군사력 강화와 무기생산 수출의 이익을 위한 미국 내 군산복합체의 입김에 세계 곳곳에 전장을 마련해야 하는 악마적 속성을 갖고 있다고 북한의 지도층은 믿고 있다. 그러면서도 미국과의 관계개선 없이는 강성국가 건설이라는 자신들의 국가목표 달성이 불가능함을 잘 인식하고 있다. 대외투자유치 없이는 경제발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 즉 무릎을 꿇으라는 미국의 리비아식 해법에는 절대 순응할 수 없음 또한 주체의 나라인 북한의 기본 속성이다.

 

남한에 대한 기본 인식은 어떠한가. 한미연합전략에 더하여 재래식 무기의 남북 간 전력에서도 불균형이 점차 심화되어 비대칭적 무기인 핵미사일 없이는 자신들의 안보를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 기본적 생각이다. 또한 김대중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와의 교류협력 경험에서 남측 진보정부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조선반도의 평화가 가능하다는 믿음도 갖게 된 듯하다. 흡수의 의사가 없는 진정한 포용정책이라는 사실, 다만 대미 종속성으로 자주성이 심히 결여된 정부라는 사실, 그래도 대미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남한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

 

북한은 이러한 관점에서 남한의 대선정국을 바라보면서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의 등장으로 파탄에 이르렀던 남북관계의 악몽을 떠 올렸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 마지막 미련을 갖고 남측정부의 결단과 용기에 의해 남북교류의 회복, 나아가 대북제재 완화 철회를 유도하면서 자신들의 경제발전의 동력을 얻고 싶을 것이다. 신기술 미사일 시험발사는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선 핵 포기는 없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어쩌면 동맹과 민족의 이익을 함께 고려하는 문재인정부의 지혜로운 선택, 용단을 기대하면서 남북통신선복원, 나아가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내비친 것이 최근 북한 행동의 속내라 필자는 확신한다.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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