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마음 줄 곳 없는 2030세대, 갈증은 누가 풀어주나?

2021.11.17 17:21:38 3면

“이번 대선 누굴 뽑아야 하나? 뽑을 사람이 이렇게 없을 수도 있나?”

 

기자 또래의 주위 2030세대 사이에서는 아직까지도 내년 있을 대선에서 어느 후보를 지지할지 확신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정치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청년들이 많아졌음에도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여론이 형성되지 않는 것은 대선 주자들이 매력 발산에 실패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양강 구도를 형성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2030세대가 등을 돌린 것은 누구를 찍더라도 더 나아질 미래가 보이지 않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들이 돈다.

 

현재 2030세대는 일자리와 주거 문제, 자산형성 등 인간의 기본권과 직결된 현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어떤 후보도 이에 대한 갈증을 속 시원히 풀어주지 못했다.

 

이 후보는 그의 대표 브랜드인 ‘기본시리즈’를 청년 공약과 연계한다는 구상이지만 정작 2030세대는 ‘기본시리즈’를 결국 자신이 미래에 짊어져야 할 ‘빚’으로 여기고 있다. 이 후보에게 검증의 기회는 경선 과정 수 차례 있었으나 대부분 ‘할 수 있다’ 식의 답변으로 일관하거나 토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스스로 기회를 져버렸다.

 

윤 후보는 경선 때부터 “민지(MZ)야 부탁해”라며 청년을 외쳤음에도 아직까지 이들을 위한 대표공약은 보이지 않는다. 또 경선 과정에서 빚었던 ‘120 시간 발언’, ‘전두환 옹호’ 같은 말실수나 ‘왕(王)자 논란’ 등은 국정을 맡겨도 되는지에 대한 의구심까지 들게 만들었다.

 

또 두 후보의 정당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에도 청년들은 쉽게 마음을 붙이기 힘들다.

 

먼저 이들은 민주당을 현재 ‘부동산 대란’을 만든 장본인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에 더해 연일 터지는 고위 공직자들의 부동산 비리 등도 집권당인 여당에겐 악재다.

 

최근 윤희숙·곽상도 전 의원 등 청년들에게 민감한 공정에 관한 문제가 연일 터지고 있는 국민의힘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 최근 윤 후보 캠프 소속 의원들이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후보의 2030 표심을 두고 ‘역선택’이라고 폄하하는 발언으로 청년층은 환멸을 느꼈다.

 

앞으로 4개월여를 남겨둔 대선에서 청년들을 아우르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허공을 울리는 메아리에 그칠 게 아니라 이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진단하고 정확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공약이 필요하다.

 

[ 경기신문 = 박환식 기자 ]

박환식 기자 psik14@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