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창]거듭되는 풍선효과, 서민들은 갈 곳이 없다

2021.11.17 06:00:43 5면

뛰어오르기만 하던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폭이 둔화되면서 ‘집값 고점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집값 상승으로 인한 피로가 누적된 데다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반적인 매수심리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가 덜한 오피스텔이나 비규제지역은 풍선효과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피스텔의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일에 달하는가 하면, 이천, 여주, 포천시 등 비규제지역의 집값은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다.

 

여주시에 위치한 '여주 KCC스위첸' 84㎡은 지난해 7월 3억4600만원에서 지난 6월 5억500만원으로 뛰었고, 이천시 ‘현대성우오스타2단지’ 122㎡형은 지난 3월 5억3500만원에서 9월 7억9900만원으로 올랐다. 불과 몇 개월만에 ‘억’소리가 난 셈이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지역을 확대할 때마다 어김없이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2019년 12월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수용성(수원‧용인‧성남) 집값이 뛰었고, 지난해 2월말 수원과 의왕, 안양 일부를 규제하자 또다른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했다.

 

‘6‧17’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규제로 묶었으나, 수도권 외곽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몰렸다. 지난해 말 김포와 파주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고, 올해 8월에는 동두천시까지 규제했다.

 

집값을 잡고자 시작했던 규제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집값 상승 요인이 적었던 비규제지역의 투기 수요를 자극한 셈이다. 현재는 사실상 도내 대부분의 시군이 규제지역으로 묶여 비규제지역은 6곳밖에 남지 않았다.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선 현재도 이들 지역에는 수요가 몰리면서 서민들이 살 수 있었던 아파트마저 가격이 훌쩍 뛴 셈이다. 결국 ‘핀셋 규제’를 고집하면서 발생한 풍선효과 때문에 실거주자들은 점점 갈 곳을 점점 잃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지역을 규제로 묶으면 상황이 달라질까. 규제지역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경우, 다시 매수세가 서울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집값 고점론을 재차 주장하기 전에, 소위 '강남' 아파트 가격을 내리는 데에만 집중하기 전에 현재 상황을 돌아볼 때다. 숱한 부작용을 낳았던 규제 일변도의 정책 대신,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가능하게 하고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

편지수 기자 pj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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