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의 친위부대 '장용영'이 그려낸 새로운 조선…뮤지컬 '즐풍목우'

2021.11.18 14:27:55 16면

수원특례시 출범 기념 수원시립공연단의 창작 공연
20~21일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정조의 친위부대 ‘장용영(壯勇營’)이 만들고 싶었던 새로운 조선은 어떤 모습일까? 

 

수원시립공연단의 창작 뮤지컬 ‘즐풍목우(櫛風沐雨)’는 역사에 픽션을 가미해 정조의 군사개혁과 장용영 창설을 둘러싼 갈등을 화려한 무예로 풀어낸 작품이다.

 

'즐풍목우'는 오랜 세월을 정처없이 떠돌다가 목적 달성을 위해 온갖 수모를 무릅쓰고 고생한다는 말이다. 뮤지컬 '즐풍목우'는 이 같은 뜻을 바탕으로 사도세자의 아들임을 천명한 정조와 훈련대장의 얼자이면서 비밀을 간직한 가상인물 구천용의 성장과 아픔을 그려냈다.

 

작품은 '바리', '정조', '독립군' 등을 연이어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수원시립공연단의 2년 만의 창작 공연으로, 수원특례시 출범을 기념해 기획됐다.

 

지난 11일 수원제1야외음악단에서 진행된 리허설 무대에서 취재진을 만난 출연진은 역동적 춤사위와 격렬한 검술을 선보이며 공연 준비에 구슬땀을 흘렸다.

 

 

작품의 주인공인 '정조' 역을 맡아 열연하는 뮤지컬 배우 이건명은 취재진에게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남다른 경험을 느꼈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건명은 "(정조 관련) 영화와 드라마로도 많이 나왔지만, 직접 정조라는 인물을 살아본다는 자체가 굉장히 소중하고 영광스럽다"며 "막연히 존경하고 좋아했다가 이 일을 계기로 좀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재밌는 사실은 조선시대의 일들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붕당 대립이나 왕에 대한 반정세력 등 문제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조가 자신의 위기를 얼마나 슬기롭게 헤쳐나가는지를 보며, 모두가 각자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며 주요 관람 포인트를 설명했다.

 

 

실제로 극 중 정조는 울림있는 대사를 통해 개혁, 애민사상, 실사구시 등 그가 추구했던 가치와 사상을 관객들에 전할 예정이다.

 

'조희서' 역을 맡은 배우 박소연도 "조선을 배경으로 한 역사 공연이지만, 오늘날에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라면서 "민중들의 삶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비슷한 것 같다"고 짚었다.

 

 

뮤지컬 '즐풍목우'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정조가 그를 노리는 정적들 사이에서 군사개혁을 통해 새로운 조선의 역사를 어떻게 써내려 갔는지, 장용영과 이루고자 했던 새로운 세상이 무엇인지 역사를 되짚는다.  

 

장용영의 대장인 조심태와 그 제자인 구천용, 노론의 수장, 정조, 사도세자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다채로운 인물들은 수원시립공연단의 실력파 배우들로 알차게 채워졌다.

 

 

극 중 '구천용' 역을 맡은 수원시립예술단 단원인 배우 송진우는 "모두 힘든시기에 공연을 제대로 올리지 못해 만날 기회가 적어 아쉬웠다"며 "열심히 준비했다. 많이 방문해 일상에 힘을 되찾는다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 작품은 무예가 가장 큰 볼거리"라고 귀띔하면서 "구천용이라는 캐릭터는 거대한 비밀을 마주하면서 내면적 갈등을 겪으며, 이루지 못한 사랑의 슬픔을 연기한다"고 극 중 자신의 배역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작품을 위해 뭉친 실력파 창작진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뮤지컬 '엄마를 부탁해', 연극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 등 예술적이면서도 대중적인 감각을 갖춘 스타 연출가 구태환 수원시립공연단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대한민국 연극대상과 동아연극상 작품상 수상으로 연극계의 떠오르는 극작가로 인정받고 있는 이미경 작가가 극을 집필했다.

 

또 뮤지컬 '영웅', '마리 앙투아네트', '모차르트!' 등에서 안무로 정평이 난 이란영 안무가가 합류해 작품의 풍성함을 더했다.

 

 

구태환 수원시립공연단 예술감독은 이날 취재진에 "장용영이 점차 성장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라고 연출 포인트를 설명했다.

 

이어 "장용영과 함께 무기도 발전하는데, 초반부엔 검술만 나오지만 장창·월도·당파 등 다양한 무예를 관객에 선보인다"라면서 "대부분의 관객이 무예24기와 장용영을 잘 모르는 상황일텐데, 극의 이야기도 물론 흥미롭지만, 이러한 역사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무예24기는 정조의 명을 받은 실학자들과 무예의 달인 백동수가 1790년에 편찬한 '무예도보통지'의 24가지 무예를 말한다. 무예24기는 무예교범서로서 부국강병의 실학정신이 담겼다.

 

이같은 내용은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 시범단의 철저한 고증까지 더해 무대에서 웅장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구 감독은 "수원이 특례시로 지정돼, 수원이라는 장소가 어떤 의미를 품고 있는지 작품을 통해 깊은 울림을 전달하고 싶었다"며 "수원시민이라면 더욱 자긍심을 품고, 정조의 얼과 개혁의 정신이 살아있는 것을 느끼면서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즐풍목우'는 오는 20~21일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공연된다.

 

[ 경기신문 = 김민기 기자 ]

김민기 기자 mk12j@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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