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도용 전화 피해 속출

2004.09.14 00:00:00

일선署에 '쓰지 않은 사용료' 수사의뢰 월평균 15건 접수

최근 명의를 도용당해 자신이 사용하지 않은 수개월치의 전화 사용료가 부과됐다며 일선 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피해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명의를 도용당한 피해자들은 자신의 명의로 된 전화가 범죄에 악용될 경우 범죄 용의자로 조사를 받아야 하는 등 피해가 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14일 수원남부, 안양, 과천 등 일선 경찰서에 따르면 자신의 명의를 도용 당해 전화 사용료가 부당하게 부과됐다는 진정서는 월 평균 2~3건에 불과했지만 지난 7월부터 급증해 월평균 15건에 이른다.
이에 경찰관계자들은 "명의도용으로 개설된 전화가 범죄에 악용되면 피해자들이 오히려 범죄 피의자로 조사를 받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시 팔달구에 사는 심모(34.주부)씨는 지난 7일 KT 남수원지사로부터 지난 3월말부터 8월까지 5개월동안 사용한 32만940원의 전화요금을 내라는 독촉통지서를 받았다.
심씨가 KT남수원지사에 확인한 결과 지난 3월말 동대구에 있는 S업체가 심씨 명의로 전화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씨는 S업체에 " 왜 내 명의를 도용했냐"고 따졌고 S업체 관계자는 오히려 "당신이 전화를 개설하지 않았냐"고 반박했다.
심씨는 지난 8일 수원남부서에 진정서를 제출,수사를 의뢰했다.
심씨는 "지난 3월께 남편이 주민등록등본을 분실한 적이 있는데 이때 인적사항이 노출된 것 같다"며 "하지만 전화가 개설된뒤 KT측에서 나에게 가입여부를 확인했다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심씨와 같은 피해자들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명의가 도용된 전화의 사용료가
피해자 예금통장에서 인출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전북 남원시에 사는 손모(34.회사원)씨는 지난 7월초 자신의 통장에서 5,6월 전화사용료 23만6천원이 빠져나간 것을 확인했다.
손씨는 KT남원지사에 전화사용료에 대해 확인요청을 하자 서울 구의동에서 전화를 신청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손씨는 자신의 명의가 도용되고 통장에서 현금이 인출되자 지난 7월10일 남원경찰서에 수사의뢰를 했다.
손씨는 "KT측이 통장계좌번호와 주민등록번호만으로 전화를 개설해 준 것 같다"며 "허점투성이인 개인신분확인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의도용 피해자를 조사중인 수원남부서 조사계 관계자는 "명의 도용으로 개설된 전화가 범죄에 악용될 경우 피해자들은 피의자로 전락할 수 있다"며 "개인 신상정보와 관계되는 거래행위는 반드시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최근 명의 도용으로 피해를 보는 고객들이 발생해 대외적으로 알릴 수는 없지만 지난달부터 본인확인절차사항 등을 강화하고 있다"며 "경찰 수사결과 명의 도용으로 확인되면 피해자들에게 전화요금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인옥기자 pio@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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