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온고지신] 비콥(B Corp)

2021.12.10 06:00:00 13면

 

 

Benefit Corporation!

 

최근 친구의 권유로 『비즈니스 혁명, 비콥』(크리스토퍼 마퀴스著)을 읽었다. 놀라웠다. 저자는 하버드와 코넬에서 15년 넘게 기업의 사회책임론을 가르치는 교수다. 푹 빠져 읽게 된 사연은 좀 거창하다.

 

인류사회를 종말론적 염세주의에 빠뜨리고 있는 기후위기뿐만 아니라, 날이 갈수록 심화되는 1:9의 불평등 세상, 신자유주의의 난폭함, 노예시대와 다름없는 저질 고용시장 등 시대적 난제들을 경영목표로 삼아 이를 해결하고 있는 특별한 그룹에 대한 연구보고서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GM IBM 삼성 등 전통적인 기업들은 물론 아마존 구글 테슬라 등도 자본가들은 인색한 품삯으로 일을 시키고 그 과실을 독차지한다. 자본주의는 이렇게 소수 주주들을 巨富(거부)로 만들어주기 위해 쉬지 않고 돌아가는 컨베이어벨트다. 씨알들은 그 대가로 간신히 연명하면서 대를 이어 남루와 궁상을 숙명으로 여기는 슬픈 족속이다.

 

드디어 대안이 출현했다.


비랩(B Lab)이다. 2006년 스탠퍼드대학 출신의 친구들 셋이 뭉쳐서 중환의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세상을 구할 거대담론 끝에 비영리단체를 창립한 것이다. 2007년 비콥을 설립하여, 위대한 도전을 시작했다. 성공적인 초기단계를 거쳐 마침내 지구를 덮은 말기암 덩어리 신자유주의 세상을 손보기 시작한 것이다. 

 

비콥인증 심사평가는 3P, 즉 People(사람) Planet(지구) Profit(이윤)을 필수요소로 하여 이뤄진다. 2021년 현재, 인증사는 국내 19社 등 77개국 4000여 업체다. 비콥인증은 지구촌 전체를 통틀어 신뢰지수 최고의 보증수표다.

 

미국의 40개주가 비콥인증을 입법화했다. 아이비리그 대학들ㅡ예일대, 컬럼비아대, 뉴욕대 등ㅡ은  MBA 졸업생들이 비콥인증 업체에 입사하면 대출한 학자금 전액을 탕감해준다. 임직원의 근무조건의 차이가 사실상 없다. 기후위기 대응도 그레타 툰베리 수준이다. 201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는 비콥인증사들의 사업성을 특별하게 평가했다.

 

파타고니아는 사업의 목표를 '환경'으로 정했다. '1% for the planet'(지구를 위한 1%)를 자청하여 매출 1%를 환경세(earth tax)로 환경단체들을 지원한다. 2000억 원쯤 된다. 고객에게 구매를 덜 하기와 재활용 하기를 설득한다. 보상을 바라는 선행과 본질적 선행은 다르다. 이는 성현들의 인품과 덕행 그 자체다. 비콥인증社들은 하나같이 이와 같다. 

 

영국의 가디언 미디어그룹은 2019년 업계에서 유일하게 비콥인증을 받았다. 이번에 경기신문의 도전을 권한다. 기회다. 품격제로의 언론계에 반드시 지각변동이 벌어질 것이다.

 

비콥영웅들 셋은 제이 코언 길버트, 바트 훌라한, 앤드루 카소이이다. 이들은 아폴로 11호 우주인 3인에 비하여 백만 배 더 위대하다.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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