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헌의 심우도] AI윤석열과 암소여자 광고 그리고 바카야로...

2021.12.13 06:00:00 13면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민다, 옳지 못한 짓 하고 엉뚱한 수작으로 남을 속이려 한다는 속담이다.

 

매끈한 얼굴과 날씬한 몸매, 능숙한 말솜씨의 ‘AI윤석열’은 느닷없는 오리발처럼 낯설고 당혹스럽다. AI은 인공지능이다. 신기술 AI가 매만진 저 윤석열은 윤 후보가 아니다.

 

이준석 대표의 젊은 비단주머니가 너무 나갔나, 저건 사기(詐欺)다. 날조(捏造)다. 신기술 따위 제목 이전에 상식으로 보라. 젊은 여자들을 암소로 ‘출연시킨’, 더러운 서울우유 광고처럼 국민 속이는 짓이다. 그 ‘암소여자 광고’처럼 사과하고 바로 거두어들이는 것이 어떤가.

 

바카야로(馬鹿野郎 마록야랑)는 ‘바보야’하는 일본의 욕이다. 원래는 중국산(産)이다.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고사성어는 요즘 말로 가짜뉴스(fake news)로 풀 수 있다. 사슴을 가리켜(指) 말이라 한다(爲)는 뜻이다. 사전은 ‘사실이 아닌 것을 강압으로 사실로 인정하게 함’이라고 푼 다음 ‘윗사람을 농락하여 권세를 마음대로 함’이라고 덧붙였다. 나쁜 짓일세.

 

진시황 죽은 후 권력을 좌지우지한 내시 조고(趙高)가, 계략을 써서 만든 어린 황제 호해(胡亥)와 신하들에게 사슴을 보이며 말이라 했다. “왜 저게 말이냐?”한 신하들은 바로 처형됐다.

 

권력의 그 공포를 짐작이나마 할 수 있는가. 현대사 한국에서도 그 공포, 거대했다. 위세에 빌붙던 이들이 세상 바뀌었다고 왕년의 지성인입네, 원로교수입네 입질하는 걸 보면 저 사슴과 말은 하릴없이 웃으리. 백범 김구 선생께 들키지 않도록 쥐구멍 잘 찾을 것.

 

내시 조고인가? 왜 가짜를 진짜라고 하나. 좋은 머리는 좋은 일에 쓰는 것일세. 저런 짓 하라고 국민이 세금을 내는가. 납세자가 “왜 저게 말이냐?”하면 어쩔 셈인가.

 

저 기술이 딥페이크, 깊은(deep) 사기(fake)다. 가짜뉴스 할 때의 페이크다. 진품 자리에 색칠 요란한 모조품 내밀고 “우리 오리발 이쁘지?” 재롱질 하는 양이다. 아직 모르는 사람 많으니 먼저 쓰면 장땡인가. 세상에 해로운 짓이라는 보고, 외국엔 이미 많다.

 

숙맥은 ‘콩(菽 숙)과 보리(麥 맥)도 구분 못하는 바보’라는 말이다. 잘 처신해 다치지 않게 알아서 기라는 ‘눈물겨운’ 충고에도 쓰인다. 허나 국민은 숙맥이 아니다.

 

아직 사슴을 말이라 하는 이도 있다. 촛불로도 못 배웠을까. 자식, 손자, 그 후손들에게 뭘 물려주려는가. 이재명 후보의 민주당과 다른 정당들에게도, 혹시라도 국민을 마록이나 숙맥으로 보는 싹수없는 저런 장난질 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한다.

 

국민은 가짜 말고 진짜를 봐야 한다. 닭 잡아먹고는, 오리발 말고 닭발을 내미는 게 옳다.

 

강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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